정유주가 내수 기름값 인하에 따른 실적 우려에 동반 급락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유제품 가격 조정으로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4일 오전 9시21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6.10% 내린 20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S-Oil(-5.26%), GS(-5.68%)도 동반 하락세다.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는 오는 7일부터 향후 3개월간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리터당 100원 인하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내 정유제품 내수시장 점유율이 33.6%로 시장점유율 1위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기름값 인하를 결정하면서 타 경쟁 정유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인하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유제품의 특성상 큰 가격 차이를 브랜드와 고객 충성도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로 매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안 연구원은 "리터당 100원이 인하되면 향후 3개월간 SK이노베이션의 매출액은 3000억원이 줄어든다"면서 "휘발유는 3개월간 1029억원, 경유는 1902억원으로 총 2902억원의 매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재 KB투자증권 연구원도 "가격 인하 조치로 국내 정유사들이 감수해야할 비용은 SK이노베이션이 2450억원, GS칼텍스(1950억원), S-Oil(840억원)의 비용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기름값 인하로 인해 정유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올해 영업이익 대비 각각 SK이노베이션이 8%, GS칼텍스 6%, S-Oil 3%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비용이 2분기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단기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정유제품의 가격인하로 정유주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나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1분기 정유업체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고 일본지진 이후 역내권 공급 차질로 인한 영향이 2분기 영업환경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도 "이번 조치로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는 있으나 이번 가격 조정으로 향후 정부의 가격 인하에 대한 압력은 잦아들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실적 대비로는 기름값 인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가격인하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적극매수하는 관점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