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고서, 모바일 기기, 동작인식 컴퓨터 등도 꼽아

"전자책(e북), 모바일 기기, 게임, 증강 현실, 동작인식 컴퓨터, 학습 분석학(Learning Analytics)"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답은 '앞으로 1∼5년 내 주요 국가의 대학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큰 기술'이다.

4일 학계에 따르면 국제 교육 연구기관인 '뉴미디어 컨소시엄(NMC)'은 '2011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고등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기술 6개를 선정했다.

NMC는 세계 각국의 유명 대학과 학술기관, 애플과 HP 같은 IT(정보기술) 업체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가 발간하는 연례 보고서는 교육적 의의가 큰 최신 기술 6개를 뽑아, 도입 예측 시기에 따라 단기(1년 이내 본격 도입), 중기(2∼3년 이내), 장기(4∼5년)로 분석한다.

◇ 무거운 책은 '옛말' = 앞으로 1년 내 교육 현장에서 많이 쓰일 것으로 예측된 e북과 모바일 기기는 '간편함'이라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e북은 종이책과 달리 지면의 제한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 전자 필기를 하고 특정 대목을 놓고 친구들과 온라인 토론도 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가 학생에게 무거운 의학 교과서 대신 e북용 아이 패드를 지급한 것 등을 비롯해 성공 사례도 많다.

한국에서도 서울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이 지난해 e북 대출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모바일 기기는 복습과 심화학습 등을 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널리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많은 대학이 무선 네트워크망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전망이 밝다.

◇ "빠져들며 배운다" = 게임중독의 '원흉'으로 꼽힌 'MMORPG(온라인 다수 사용자 롤플레잉 게임)'에 교육적 기능을 접목하는 연구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 한창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등 시중 게임과 비슷한 환경에서 동료 사용자들과 임무를 수행하며 게임 줄거리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특정 교과의 지식과 논리를 익히게 되는 것이 핵심.
보고서는 이처럼 세련된 교육용 게임이 2∼3년 내 각국의 학교 현장에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MIT대가 기후 변화 문제를 알리는 온라인 게임인 '집단 멸종(Mass Extinction)을 선보이는 등 이미 실험 사례도 많이 나왔다.

3차원 지도와 스마트폰 카메라 등을 통해 현실의 지형지물에 온라인 정보를 접합하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기능도 게임과 같은 시기에 주요 대학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 실습 때 학생이 역사적 유물 앞에 서면 휴대용 IT기기로 관련된 사연과 사진 등을 보여주는 기술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 "실기교육도 진화한다" = 닌텐도의 위(Wii)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박스 키넥트(Kinect)처럼 게임기에 많이 쓰인 '행동인식 컴퓨터' 기술은 실기 교육 등 영역에서도 쓸모가 많다.

4∼5년 내에 학교 현장에 대거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눈의 움직임에 따라 음(音)을 배치하는 작곡 소프트웨어(SW)와 손의 움직임을 읽는 그림 습작 프로그램 등이 많이 연구된다.

비슷한 시기에 실용화 될 것으로 예측된 학습 분석학(Learning Analytics)은 아직 생소한 분야다.

학생의 수업 상황과 성적, 과외 활동, 토론 발언 등을 대용량 DB(데이터베이스)로 분석해 학교의 '맞춤형 지도'를 돕는 기술이다.

각 학생의 교육적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교수 배치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학교 현장의 이해 부족 등이 해결과제로 꼽힌다.

보고서는 일선 학교에서 이런 기술을 실험하고자 겔피(Gelphi)와 같은 무료개방 분석 SW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