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웹 갈라파고스' 자초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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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X를 없앤다면서 대신 공인인증서를 처리하는 전용 기술을 보급하겠다니,이게 무슨 웹표준을 따르는 겁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추진계획'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액티브X를 몰아낸다는 계획 자체는 공감하지만,뒷처리 방식에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액티브X 대신 우리만의 또 다른 표준을 도입하는 것은 상호 호환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축으로 하는 세계 웹표준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 기술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웹브라우저 상태에서 구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등 다른 웹브라우저로는 액티브X가 포함된 웹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은행 등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로 공인인증서 작동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걸림돌이었다. 액티브X 추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문제는 대체 기술로 내놓은 '스마트사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만든 이 프로그램은 공인인증서를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란 게 ETRI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처리를 위해선 스마트사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세계 웹표준을 따르겠다는 정부가 또 다른 독자적인 표준을 강제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 기회에 공인인증서 제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금융거래 보안장치는 SSL(secure sockets layer) 프로토콜과 OTP(one-time password)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브라우저에 내장돼 있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는데다,다양한 종류의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참에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른 기술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어떨까. 국제 표준에 맞추겠다고 만든 정책이 되레 국내 웹을 '갈라파고스'로 몰아넣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승우 IT모바일부 기자 leeswoo@hankyung.com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추진계획'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액티브X를 몰아낸다는 계획 자체는 공감하지만,뒷처리 방식에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액티브X 대신 우리만의 또 다른 표준을 도입하는 것은 상호 호환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축으로 하는 세계 웹표준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 기술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웹브라우저 상태에서 구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등 다른 웹브라우저로는 액티브X가 포함된 웹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은행 등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로 공인인증서 작동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걸림돌이었다. 액티브X 추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문제는 대체 기술로 내놓은 '스마트사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만든 이 프로그램은 공인인증서를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란 게 ETRI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처리를 위해선 스마트사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세계 웹표준을 따르겠다는 정부가 또 다른 독자적인 표준을 강제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 기회에 공인인증서 제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금융거래 보안장치는 SSL(secure sockets layer) 프로토콜과 OTP(one-time password)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브라우저에 내장돼 있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는데다,다양한 종류의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참에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른 기술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어떨까. 국제 표준에 맞추겠다고 만든 정책이 되레 국내 웹을 '갈라파고스'로 몰아넣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승우 IT모바일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