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재테크 성적표] 철강ㆍ운송株 샀던 기관 '웃고'­…IT株 집어든 개미 '울고'
일본 대지진과 인플레이션 변수가 1분기 주식 투자의 승자와 패자를 갈랐다. 지난 연말 대비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후성과 금호석유에쓰오일 등 화학 정유주로 나타났다. 투자자별로는 철강과 화학,운송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기관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 반면 IT주에 주목했던 개인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표정이 엇갈렸다.

◆에너지 · 화학 주도업종으로 등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학업종 지수는 지난해 말(12월3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9.69%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상승장을 이끌었던 전기전자업종 대신 주도주로 등극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업체가 정유설비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정유 · 화학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지진에 따라 등유와 경유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아직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은 운수장비(15.18%)와 철강금속(9.24%)의 선전으로도 이어졌다.

반면 전기가스업종은 올 들어 12.41% 내려 부진을 이어갔다. 통신업(-10.85%)과 함께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의 직격탄을 받았다. 다만 최근 원화강세 흐름이 계속될 경우 이들 내수업종이 재조명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후성 주가 두 배…현대엘리베이터 급락

코스피200종목 중 1분기에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후성(103.16%)이었다. 일본 원전사고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차 전지 업황이 빛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면서 후성은 최근 신고가를 거듭 경신했다. 이외에도 금호석유(65.37%)와 에쓰오일(64.32%) 케이피케미칼(49.03%) 등 에너지 · 화학주가 1분기 수익률 상위 종목을 싹쓸이했다.

1분기 하락률 1위는 현대엘리베이터로 35.41% 내렸다. 2대 주주인 쉰들러와 현대그룹 간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 상한가를 이어갔지만 유상증자와 차익실현 매물 부담으로 이내 급락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대한제당이 28.05% 내렸고,공공요금 인상 억제 여파로 한국가스공사가 24.53% 하락했다. 1분기 실적 우려가 제기된 삼성테크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기관 · 외국인 '웃고'…개인은'울고'

업종별 등락에 따라 기관 · 외국인 · 개인 등 세 주체의 성적표도 엇갈렸다. 1분기 외국인의 최대 순매수 종목인 하이닉스는 이 기간 30.42% 급등했고,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포스코도 3.70% 올라 선방했다. 반면 개인이 순매수를 집중한 삼성물산은 9.00% 하락했다.

주체별 순매수 상위 20종목을 봐도 기관과 외국인의 승리였다. 기관 순매수 종목에는 1분기에 64.32% 오른 에쓰오일과 OCI(49.70%) GS(43.25%) 등이 포함됐다. 기관이 순매수한 20종목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기관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물산을 최대 순매도했고,부진했던 LG디스플레이와 삼성테크윈,삼성전자 등 IT업종을 팔았다. 기관 순매도 상위 20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제일모직(4.95%) 한 종목뿐이었다.

1분기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쓸어담은 20개 종목에는 OCI와 기아차(36.36%),만도(34.50%)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하락한 종목은 우리금융과 LG,한국전력LG전자 등 네 종목에 그쳤다.

반면 개인은 삼성물산에 이어 LG디스플레이(-13.57%)와 두산중공업(-18.18%),삼성테크윈(-22.90%)을 가장 많이 사들여 수익률 게임에서 뒤졌다.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 중 상승세였던 종목은 케이피케미칼 한 종목에 불과했고,순매도 상위 20종목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