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청바지 500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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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1850년대 미국 서부에 불었던 금 노다지 바람의 산물이다. 금맥을 찾아 몰려들었던 수많은 이들이 품었던 대박의 꿈은 엉뚱하게도 천막용 천으로 바지를 만들어 판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에게 돌아갔다. 밤낮 없이 일하자면 질긴 청바지가 필수였던 것이다.
지금도 진짜 청바지와 짝퉁을 분간하려면 바지 양쪽을 잡고 대각선으로 있는 힘껏 찢어봐야 한다고 한다. 청바지 재료인 데님은 인디고 염료로 선염한 경사와 염색하지 않은 위사로 짠다. 특유의 색상은 이런 직조법에서 비롯된다.
요즘엔 착용감이나 디자인을 위해 라이크라나 스판덱스 같은 탄성섬유를 보태기도 하지만 전통 진은 100% 면직물이다. 1950년대 중반 전 세계로 퍼져 1960년대까지 반항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청바지는 1977년 캘빈 클라인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작업복이 아닌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청바지에 무슨 유행?'하면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 1980년대 이후 개발된 워싱(모래를 섞은 물을 뿌린 다음 세탁기에 돌려 물을 빼는 방법) 기법 덕에 색상이 다양한 건 물론 계절마다 두께 부자재 바지통 스티치 장식을 바꾼 온갖 디자인의 새 제품이 등장한다. 일자바지 나팔바지 쫄바지(스키니진) 승마바지(배기진) 반짝이바지 얼룩바지에 찢어진 바지까지.
가격도 2만~3만원짜리부터 60만~70만원짜리 프리미엄진까지 천차만별이다. 그 비싼 걸 도대체 누가 살까 싶은데 수요자가 만만치 않은지 전 세계 250여개 프리미엄진 브랜드를 모은 '프리미엄 진 전문관'도 생겼다는 마당이다.
4월 첫날부터 청바지 때문에 시끄럽다. 신세계 이마트가 9900원짜리 기획상품과 국내외 유명브랜드를 포함,130여개 브랜드 500만여점의 청바지를 20~50% 싸게 판다고 광고했으나 실은 청바지는 100만점이고 나머지 400만점은 티셔츠나 모자로 채웠다는 것이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유통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통큰'이니 '착한'이니 하면서 초저가 판매를 앞세웠지만 대부분 미끼에 불과한 과장 내지 허위광고로 밝혀졌다. '유통업에서 낚시질은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니 소비자가 알아서 주의해야 한다'는 식의 우롱 행위는 당장 그만둬야 마땅하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지금도 진짜 청바지와 짝퉁을 분간하려면 바지 양쪽을 잡고 대각선으로 있는 힘껏 찢어봐야 한다고 한다. 청바지 재료인 데님은 인디고 염료로 선염한 경사와 염색하지 않은 위사로 짠다. 특유의 색상은 이런 직조법에서 비롯된다.
요즘엔 착용감이나 디자인을 위해 라이크라나 스판덱스 같은 탄성섬유를 보태기도 하지만 전통 진은 100% 면직물이다. 1950년대 중반 전 세계로 퍼져 1960년대까지 반항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청바지는 1977년 캘빈 클라인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작업복이 아닌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청바지에 무슨 유행?'하면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 1980년대 이후 개발된 워싱(모래를 섞은 물을 뿌린 다음 세탁기에 돌려 물을 빼는 방법) 기법 덕에 색상이 다양한 건 물론 계절마다 두께 부자재 바지통 스티치 장식을 바꾼 온갖 디자인의 새 제품이 등장한다. 일자바지 나팔바지 쫄바지(스키니진) 승마바지(배기진) 반짝이바지 얼룩바지에 찢어진 바지까지.
가격도 2만~3만원짜리부터 60만~70만원짜리 프리미엄진까지 천차만별이다. 그 비싼 걸 도대체 누가 살까 싶은데 수요자가 만만치 않은지 전 세계 250여개 프리미엄진 브랜드를 모은 '프리미엄 진 전문관'도 생겼다는 마당이다.
4월 첫날부터 청바지 때문에 시끄럽다. 신세계 이마트가 9900원짜리 기획상품과 국내외 유명브랜드를 포함,130여개 브랜드 500만여점의 청바지를 20~50% 싸게 판다고 광고했으나 실은 청바지는 100만점이고 나머지 400만점은 티셔츠나 모자로 채웠다는 것이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유통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통큰'이니 '착한'이니 하면서 초저가 판매를 앞세웠지만 대부분 미끼에 불과한 과장 내지 허위광고로 밝혀졌다. '유통업에서 낚시질은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니 소비자가 알아서 주의해야 한다'는 식의 우롱 행위는 당장 그만둬야 마땅하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