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펀드 환매 러시가 다시 시작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지수대에 부담을 갖고 환매하기보다는 조정시 추가 적립하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314억원이 빠져나갔다. 벌써 열흘째 순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순유출된 자금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일본 대지진 악재 동안 펀드로 눈을 돌렸던 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수익을 올린 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 투자자에게는 펀드 환매에 동참해야 할지 추가로 적립을 해야 할지 고민될 만한 시점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지만 올해 증시의 우상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므로 오히려 이를 적립식 투자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펀드 환매가 증시 수급에 악재로 작용하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펀드 환매에 덩달아 불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펀드에서 순유출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펀드로 들어오는 신규자금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지수가 전고점에 육박했지만 펀드에서 이탈하는 자금 규모는 과거와 비교하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본 대지진 이후 사흘 동안 1조원이 펀드로 들어오는 등 지수가 조정받을 때마다 들어오려는 대기수요는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한다면 사실 2100선에 돈을 넣든 1900선에 넣든 장기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수 바닥에서 펀드에 가입하려고 기다리다가 진입 시기를 놓치는 투자자가 많은데, 시기를 저울질하기보다는 가입 후 조정시기마다 추가로 적립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적립식으로 넣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증시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치주 펀드보다는 성장주 펀드가 유망해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성장주 펀드는 6.2%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4.5%) 지수나 가치주 펀드(5.6%)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다.

배 애널리스트는 "펀드간 수익률 차별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성장주 펀드를 중심으로 배분하고, 초과수익을 위해 일부는 압축펀드에 넣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