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변칙상속ㆍ역외탈세 끝까지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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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사회추진회의 '조세정의 실천방안'
대기업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과세 검토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납부 제도 도입
대기업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과세 검토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납부 제도 도입
역외탈세 및 고액체납자에 대한 세금 추징이 대폭 강화된다. 개인이 적립한 신용카드 포인트로도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통해 변칙적으로 상속과 증여 행위를 하는 것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3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서울 수송동 국세청에서 '제2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편법 증여 · 상속 집중 차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2004년 상속 · 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했지만 대기업의 계열사를 통한 변칙 상속 · 증여 행위가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며 "비상장법인을 통한 세금 없는 부의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과세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감 몰아주기'란 대기업이 계열사를 설립한 뒤 회사 주식을 오너 일가 등에 넘기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일감을 몰아줘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게 하는 관행을 뜻한다.
재정부는 최근의 사례를 심도 있게 분석해 과세 요건,이익계산 방법 등 합리적인 과세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또 공익법인을 통한 편법 상속 · 증여를 막기 위해 공익법인의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키로 했다.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세무 확인,결산서류 공시 등이 의무화된 대상 법인을 기존 '자산 10억원 이상 법인'에서 '자산 10억원 이상 또는 수입금액 일정 기준 이상인 법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실납세자 표창 · 금리 우대
국세청은 차명재산 우회상장 등을 통한 변칙 상속 및 증여 행위를 중점 관리하고 미성년자가 고액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부모 등 증여자의 세금신고 적정성 여부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역외탈세 및 고액체납자 추적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국세청 역외탈세담당관실은 올해 1분기에 4600억원의 역외탈세를 추징했으며,2분기부터는 해외 세정전문요원 파견 및 관련 국가와의 국제공조를 통해 역외탈세 추징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3월에 발족한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통해 재산을 은닉하는 고액체납자 6905명을 선정,국내는 물론 해외 조사를 통해 은닉재산을 추적해 징수하고 고의적 체납자는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납세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인이 적립한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한다. 2009년 말 신용카드 포인트 중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1조6000여억원에 달하는데,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세 성실납세자를 우대하고 고액 · 상습 체납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성실납세기업 및 직장인 자영업자에게 성실납세자 인증 · 표창을 수여하고 시금고에서 예금이나 대출을 받을 때 금리를 우대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신뢰받는 국세행정 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에서 역대 기관장 중 가장 감옥에 많이 가는 곳이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이라며 "국세청이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데 대해 많은 의미를 갖고 있음을 이해할 줄로 안다"며 "국세청이 정말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국세행정을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성실한 납세자,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투명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높이 존중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기업이 사랑받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것은 아주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은 수입을 갖고 성실한 세금을 내는 사람도 중요하다"며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지만 작은 수입에도 자기 몫의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사람을 평가하고 존경하는 그런 사회 풍토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균/홍영식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