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이 백지화됐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위원장 박창호 서울대 교수)는 30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등 두 후보지 모두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결과 발표 전부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과 정치권에서 반발이 거셌지만 결국 부적합 평가가 나옴으로써 신공항 건설 추진은 상당 기간 어려워졌다.

이날 정부 과천청사 국토해양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창호 위원장은 "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 38.3점,경남 밀양 39.9점이 나와 예비 타당성조사 때 널리 쓰이는 계층분석법(AHP)의 기준 점수인 50점을 넘지 못해 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주민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영남권의 항공 수요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보완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리로부터 평가 결과를 보고받고 "마음이 몹시 무겁다"며 "그러나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 재검토에 이은 잇따른 선거 공약 파기로 현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계주/홍영식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