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10여년만에 장중 10만원을 돌파했다.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29일 다음은 전날보다 0.51% 내린 9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에는 10만900원까지 오르며 2000년 3월 액면분할 이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음은 올해 들어 약 3개월 동안 30% 가까이 치솟았다. 같은 기간 NHN이 18% 떨어진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다음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 투자자다. 기관은 연초 이후 다음 주식을 490억원 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3.1% 급증하는 등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다음의 주가 흐름은 좋지 못했다. NHN이 광고대행사 오버추어와 결별하면서 오버추어의 검색광고 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오버추어와 계약을 맺고 있는 다음이 이에 따라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우려했던 광고단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버추어의 기존 광고주가 NHN비즈니스플랫폼(NBP)으로 이동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광고주가 오버추어와 NBP에 동시에 광고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광고단가 인하 우려가 해소되면서 뒤늦게 실적 호재와 성장성을 반영하며 다음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NHN은 15배 정도인데 이제 다음이 NHN 대비 할인받을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다음이 경우 모바일 광고나 소셜 서비스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이 빠르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기관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의 주가는 최근 급등으로 일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에 이미 근접해 있다. 이렇다보니 애널리스트들도 목표주가 상향을 고민 중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적 추정치를 반영해야 할 시점인데, 1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조만간 목표주가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