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근 바다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면서 일본에서 들여오는 명태 갈치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생선소비량이 많은 일본이지만 주로 좋아하는 어종이 참치 대구 도미 등이어서 남아도는 명태나 갈치 등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도 청소년의 입맛이 서구화되고 맞벌이로 바쁜 젊은 엄마들이 손질하기 어려운 생선으로 요리하길 꺼리는 데다 경기침체로 비싼 해산물 구입을 줄이면서 2006년부터 육류소비량이 생선소비량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서구인은 고등어 꽁치 청어와 같은 기름기 많고 등푸른(붉은살) 생선을 좋아하는 데 비해 한국인은 명태 갈치 조기와 같이 기름기 적은 흰살 생선을 더 좋아한다. 등푸른 생선의 기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다. 국제영양기구에서 권장한 오메가-3 지방산의 하루섭취권장량은 600~1000㎎으로 1주일에 두 번 정도 등푸른 생선을 먹으면 충분하다. 고등어 꽁치에 파 양파 마늘 등을 넣고 졸이는 한국식 조리법은 오메가-3 지방산이 산화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어 유익하다.

한국인은 음적인 기질의 사람이 많아 갈치 명태 등 성질이 따스한 흰살 생선을 더 좋아하게 돼 있다. 갈치는 살이 연하고 맛이 달아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먹으면 속이 편안해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갈치는 예외로 치는 경우가 꽤 있다. 황 함유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메티오닌,시스틴,루신,발린 등이 많아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등에 도움이 된다. 갈치를 지져 먹을 때 파나 무를 넣고 조리하면 이런 효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출산 후 갈치를 먹으면 젖이 잘 나오고 식욕도 좋아져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진다. DHA 함량이높아 공부에 지친 수험생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부스럼이 날 수도 있어 과다하게 먹지 않는 게 좋다. 갈치의 미끈거리는 은백색 표피는 구아닌이 주성분으로 간혹 복통과 두드러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명태는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한류성 어종이다. 다른 생선보다 지방 함량이 적고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담백한 맛을 낸다. 칼로리가 적고 알레르기 발생률도 낮아 유아 이유식과 다이어트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명태는 성질이 평하고 치우침이 없어 한약을 먹을 때도 꺼리지 않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명태 속의 메티오닌은 간의 해독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에 선조들이 과음 후 명태국을 먹었던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명태의 지질 중 불포화지방산은 70~80%로 높고 이 중에서도 오메가-3 지방산의 조성비가 높아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명태알(명란)은 단백질과 미량원소,비타민A,비타민B군,비타민E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명란의 비타민A는 눈이 좋지 않아 침침한 경우에,천연 비타민E는 생식기능의 정상화와 노화방지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