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의 공습에 힘입어 반 카다피 시민군이 리비아 동부 주요 도시를 잇따라 탈환했다. 카타르가 아랍연맹 소속 국가 중 처음으로 시민군을 돕는 공습에 참가했다. 다급해진 카다피는 시민군 측과 협상의사를 내비쳤다.

뉴욕타임스와 알자지라방송 등 주요 외신은 27일 "리비아 시민군이 전략 요충지 아즈다비야를 비롯한 동부 주요 도시를 탈환하고 서부지역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세에 몰렸던 반군이 연합군의 군사개입 이후 공세로 전환하는 등 전세가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아즈다비야 서쪽 80㎞ 지점에 있는 석유 수출 중심지 브레가 중심지도 시민군이 장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민군의 서부 거점도시 미스라타에서도 연합군의 공습이 강화되면서 카다피군 공격이 주춤해졌다. BBC방송은 "미스라타 인근 비행금지구역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카다피 측 전투기 5대와 헬리콥터 2대를 프랑스 전투기들이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군은 또 아즈다비야에서 시르테까지 400㎞에 걸쳐 카다피 지상군에 대한 공습을 진행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민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카다피 측 리비아 국영TV는 "민간지역에도 폭격이 이뤄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카다피 측은 정치개혁 의사도 밝혔다. CBS방송은 "압둘 아티 알 오베이디 전 리비아총리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회의에 카다피 측 대표로 참석해 '개혁'을 시행하고 시민군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알 오베이디 전 총리는 "리비아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군 측은 "카다피가 물러나기 전까지 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시리아와 예멘 요르단 등에서도 민주화 시위에 따른 정정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리아에선 최근 정부 보안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1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집권당 당사가 불탔다. 예멘에선 연말 퇴진 의사를 밝힌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요르단에서도 25일 시위 도중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