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을 안 판 겁니까, 못 판 겁니까"

직설적인 물음에 그는 대답을 주저했다. "조건이 안 맞았다"는 우회적인 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김영화 청담러닝 대표를 만난 것은 정기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저녁이다. 때를 모르고 3월의 끝자락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는 "주주총회 개회사를 쓰다가 나왔다"고 했다.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 이어지는 지분 매각설과 부도설 등 숱한 악재 탓에 김 대표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늘은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특히 최근 지분을 매각하려다 취소한 것과 관련, "잘 못 알려진 게 너무 많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내외 투자자들과 지분 매각 협상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시장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애초부터 지분을 모두 팔 생각은 없었다. 경영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 2대주주가 되어도 좋으니 이것만은 지켜달라고 협상 상대방에 요구했다"

하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김 대표는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해외 투자자는 상당 부분 자신의 의견을 수용했으나, 협상 중 지분매각설이 터져 나와 "자존심이 상했다"고 애둘러 표현했다. 지분매각설이 불거진 지난 1월 이후 청담러닝 주가는 현재 최저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 김 대표에게 남은 선택은 없다.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회사를 다시 살리는 일만 남았다.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시도한 것은 결론적으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분명 더 좋아질 겁니다. 얼마나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작년에 실적 면에서 워낙 큰 실망을 안겨 줬기 때문에 실제 성적으로만 말하겠습니다. 현재 1만원 선인 주가가 3만원까지 갈 수 있는 정도는 될 겁니다"

이를 위해 그가 구상하는 신규 사업은 서술형 내신 학원이다. 영어 문제에 대한 답을 한 두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쓰려면 훈련이 필요한데 이를 대비할 수 있는 학원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표현 어학원'이 이 새 학원의 이름이다. 기존 '청담 어학원', '에이프릴 어학원'에 이어 청담러닝의 3번째 어학원 브랜드다. 직영과 함께 프랜차이즈를 많이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몇 해 동안 투자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기반 콘텐츠 사업이 실적으로 연결되면 주가는 금세 회복될 것으로 김 대표는 자신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