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3사의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 여파로 올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큰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정유업종에 커다란 증시 상승 모멘텀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22일 오후 1시58분 현재 GS는 전날보다 8.49%(7300원)오른 9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5.15%, S-Oil은 3.91% 상승하고 있다. 정유 3사는 일본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11일 이후 공급 차질 우려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에 첫 거래일인 14일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전날까지 SK이노베이션14.78%, S-Oil 13.30%, GS 11.68% 등 큰폭의 상승세을 이어갔다.

이제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진으로 인해 역내 정유설비 업체의 공급 차질로 전체 수요대비 5~6%의 공급분이 사라진 상태"라면서 "일본업체들의 설비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진의 영향은 설비 능력의 차질 뿐만 아니라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의 유실로 이어졌다"면서 "원유의 공급에 크나큰 차질이 빚어져 국내 정유업체들의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전문가들은 정유 3사들이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의 상승 추이는 201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배럴당 4.1달러였던 복합 정제마진은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배럴당 3.1달러와 1.0달러씩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GS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9.7% 상승한 3500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주력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영업이익도 전분기 보다 68.1% 늘어난 8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은 571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63%, 전분기 대비로는 37.2% 증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도 일본 원전 사고로 역내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업황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3곳 등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1분기 영업이익 8500억원, 매출액 15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런 버핏의 정유업체 인수 소식도 정유업종 업황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윤활유 제조업체인 미국의 루브리졸을 현금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연구원은 "정유주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현재 가격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면서 "2007년 호황기와 비교해도 업사이드(상승여력)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