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일본 일부 업체의 공장이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가 세계 경제에 주는 타격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다면서 일본 위기로 인한 파장이 지구촌 경제에 확산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불과 몇 주일 전만 해도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의 빠른 회복세를 예상했었지만, 지금은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면서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쓰나미와 원전 사고에다 리비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등장했고 여기에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취약한 경제상황 등이 겹치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경기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는 도쿄와 일본 북부지역에 있던 점포 50개 이상의 문을 닫았고 스웨덴의 볼보는 일본에서 제조되는 내비게이션 등의 부품이 10일분밖에 남지 않은 상태여서 생산 중단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예일대 교수이자 모건스탠리 아시아의 회장인 스티븐 로치는 "문제는 일본 하나만이 아니라 일본 사태로 인해 취약한 경기 회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몇 주일 전만 해도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1분기에 4%를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강한 반등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었지만, 지금은 하향 조정 움직임이 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미 일본 사태가 발발하기 전에 4.5%로 전망했던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춰 잡았고,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전망그룹(EOG)의 버나드 바우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과 일본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의 충격은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기와 휘발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자들은 불안해질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채용을 늘릴 만한 여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