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여자 백상어' 캐리 웹, 2연속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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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LPGA 파운더스컵
마지막날 6타차 뒤집기 쇼…자기관리 철저 '제2 전성기'
마지막날 6타차 뒤집기 쇼…자기관리 철저 '제2 전성기'
"미국LPGA투어 설립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LPGA 파운더스컵'의 초대 우승컵을 들 수 있게 돼 큰 영광입니다. 상금의 절반(10만 달러)은 '크리스토퍼(영화 '슈퍼맨'의 주인공)&다나 리브재단'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습니다. "
'여자 백상어' 캐리 웹(37 · 호주)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최근 미LPGA투어 2개 대회에서 잇따라 역전 우승을 일구며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데다 자선대회 형태로 열린 LPGA 파운더스컵 초대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웹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 우승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에서 21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1번홀에서 티샷을 시작할 때만 해도 웹이 우승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게 6타나 뒤졌고 브리타니 린시컴,크리스티 커(미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보다 순위(공동 5위)도 낮았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우승 경쟁은 웹과 린시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전반에 3타를 줄인 웹은 11번홀(파5)에 이어 14번홀(파3)과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뒤 17번홀까지 파 행진을 펼쳤다. 이때까지 린시컴과 12언더파로 타이를 이뤘다. 18번홀(파4)에서 친 티샷은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조금 못 미쳤다. 어프로치 샷으로 핀 80㎝ 거리에 붙인 뒤 파를 기록하며 먼저 경기를 끝냈다.
'장타자' 린시컴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경기가 끝나고 파로 마무리하면 연장전에 돌입하는 상황.린시컴의 마지막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웨지로 친 두번째 샷은 그린 앞에 멈췄다. 공교롭게도 웹과 같은 장소에서 어프로치샷을 했지만 볼은 핀을 3m가량 지나쳤다. 린시컴의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이날 무려 6타를 줄인 웹의 38번째 투어 우승이 확정됐다.
◆날마다 9홀 실전 훈련
웹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박세리와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10년 이상 투어를 호령하며 미LPGA투어를 이끈 주역.2000년대 중반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성적도 내리막길을 걸어 '아직도 투어에 나오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3주 전 미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1년11개월 만에 우승한 뒤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베테랑'의 건재를 과시했다.
웹이 30대 후반에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건 체계적인 자기 관리 덕분이다. 미L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를 제패했고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웹은 10년 동안 같은 코치 ·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하루 일과도 일정하다. 투어가 없을 때는 오전 쇼트게임,오후 9홀 실전훈련에 체력훈련을 반복하는 일상을 유지했다.
송영군 크라우닝 이사(정일미 매니저)는 "웹이 투어 중에도 저녁에 조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성격은 다소 무뚝뚝하지만 늘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게 장수 비결"이라고 말했다.
◆'즐기는 골프'가 롱런 비결
샷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드라이버샷은 여전히 260야드를 오르내리는 장타이고,쇼트게임과 퍼트도 나무랄 데 없다. 나경우 제이나골프아카데미 원장(미PGA 마스터프로)은 "현대 골프는 하체를 고정시킨 뒤 상체를 틀어 몸체의 꼬임을 활용하는데 웹은 하체와 히프를 많이 사용하고 일정한 리듬감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하게 툭 치는 올드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분석했다.
웹은 고령에도 투어에 나서는 줄리 잉스터(51)와 로라 데이비스(48)를 많이 닮았다. 플레이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지만 여유를 갖고 골프를 즐기는 게 공통점이다. 결혼과 육아 문제로 전성기 때 은퇴한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달리 미혼인 웹은 투어생활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신두철 아담스골프 사장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선수는 없다"며 "웹의 경기에서는 우승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여유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여자 백상어' 캐리 웹(37 · 호주)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최근 미LPGA투어 2개 대회에서 잇따라 역전 우승을 일구며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데다 자선대회 형태로 열린 LPGA 파운더스컵 초대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웹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 우승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에서 21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1번홀에서 티샷을 시작할 때만 해도 웹이 우승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게 6타나 뒤졌고 브리타니 린시컴,크리스티 커(미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보다 순위(공동 5위)도 낮았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우승 경쟁은 웹과 린시컴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전반에 3타를 줄인 웹은 11번홀(파5)에 이어 14번홀(파3)과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뒤 17번홀까지 파 행진을 펼쳤다. 이때까지 린시컴과 12언더파로 타이를 이뤘다. 18번홀(파4)에서 친 티샷은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조금 못 미쳤다. 어프로치 샷으로 핀 80㎝ 거리에 붙인 뒤 파를 기록하며 먼저 경기를 끝냈다.
'장타자' 린시컴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경기가 끝나고 파로 마무리하면 연장전에 돌입하는 상황.린시컴의 마지막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웨지로 친 두번째 샷은 그린 앞에 멈췄다. 공교롭게도 웹과 같은 장소에서 어프로치샷을 했지만 볼은 핀을 3m가량 지나쳤다. 린시컴의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이날 무려 6타를 줄인 웹의 38번째 투어 우승이 확정됐다.
◆날마다 9홀 실전 훈련
웹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박세리와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10년 이상 투어를 호령하며 미LPGA투어를 이끈 주역.2000년대 중반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성적도 내리막길을 걸어 '아직도 투어에 나오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3주 전 미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1년11개월 만에 우승한 뒤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베테랑'의 건재를 과시했다.
웹이 30대 후반에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건 체계적인 자기 관리 덕분이다. 미L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를 제패했고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웹은 10년 동안 같은 코치 ·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하루 일과도 일정하다. 투어가 없을 때는 오전 쇼트게임,오후 9홀 실전훈련에 체력훈련을 반복하는 일상을 유지했다.
송영군 크라우닝 이사(정일미 매니저)는 "웹이 투어 중에도 저녁에 조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성격은 다소 무뚝뚝하지만 늘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게 장수 비결"이라고 말했다.
◆'즐기는 골프'가 롱런 비결
샷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드라이버샷은 여전히 260야드를 오르내리는 장타이고,쇼트게임과 퍼트도 나무랄 데 없다. 나경우 제이나골프아카데미 원장(미PGA 마스터프로)은 "현대 골프는 하체를 고정시킨 뒤 상체를 틀어 몸체의 꼬임을 활용하는데 웹은 하체와 히프를 많이 사용하고 일정한 리듬감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하게 툭 치는 올드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분석했다.
웹은 고령에도 투어에 나서는 줄리 잉스터(51)와 로라 데이비스(48)를 많이 닮았다. 플레이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지만 여유를 갖고 골프를 즐기는 게 공통점이다. 결혼과 육아 문제로 전성기 때 은퇴한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달리 미혼인 웹은 투어생활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신두철 아담스골프 사장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선수는 없다"며 "웹의 경기에서는 우승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여유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