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수색 비행장과 경기도 포천 · 양주 기지 등 전국 12개 지역 '지원항공기운영기지(수송기 · 헬기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이 오는 4월부터 대폭 완화된다. 기지 주변 고도제한 완화에 따라 해당 지역 내에서 건물 신 · 증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수색 비행장의 경우 인근 수색동 덕은동 귀농동 강매동 향동동 화전동 현천동 등 7개동의 고도제한이 풀리게 된다.

국방부는 전국 12곳의 군 기지 비행안전구역에서 비행 안전에 지장이 없을 경우 자연 장애물을 기준으로 한 '차폐이론'을 적용,고도제한을 완화하도록 국방부 훈령을 개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차폐이론은 비행장 주변에 있는 가장 높은 영구적 장애물의 그림자가 덮을 수 있는 높이까지 건축을 허용하는 것이다. 자연 지형물 꼭대기에서 활주로 방향으로 5.7도(10m 이동할 때 1m씩 내려갔을 때의 각도)로 선을 그어 경사면까지 건물을 짓도록 한다는 이론이다. 차폐이론을 적용하면 산의 정점을 기준으로 비행장 방면이 아닌 그 뒤쪽은 산의 높이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이번에 고도제한 조치가 완화되는 곳은 서울 수색기지,경기 포천 · 양주기지와 이천기지 주변 비행안전 4 · 5구역이다. 또 강원 속초 · 양구,충남 논산 · 연기군 조치원,전북 전주,경남 창원 진해구,인천 옹진군 백령도,충북 청원 지역 지원항공기지 주변도 포함돼 있다. 전체 면적은 여의도(2.95㎢)의 26배에 달하는 76.44㎢다.

국방부는 수색기지의 경우 현재 60m가량의 고도제한이 110m 정도로 높아져 최대 50m의 고도제한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부는 실제 고도제한 완화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기지별 세부기준과 절차를 4월까지 마련해 곧바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기지 주변의 영구 장애물 높이가 모두 달라 고도제한 완화 높이를 일률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며 "다만 활주로에서 멀리 떨어진 비행안전구역 4 · 5구역에서는 현재보다 평균 45m 가량 더 높게 건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행장 차폐이론

비행장 주변에 있는 가장 높은 장애물의 그림자가 덮을 수 있는 높이까지는 신규 건축을 허용한다는 이론이다. 즉 비행장 주변에 제한 고도를 초과하는 산이 있다면 이 산의 최고정점에서 비행장 방면과 좌우 측면으로 사선을 그어 그 사선의 아랫부분까지는 건축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준혁/김우섭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