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정부 수립 후 63년동안 공문서 관인(官印)의 글자체로 쓰였던 전서체(篆書體)가 사라진다.그 대신 국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한글이 인장의 글자체로 사용된다.

행정안전부는 1948년 정부수립 이후 공문서의 관인으로 계속 사용된 전서체를 폐지하고 알아보기 쉬운 한글로 교체하도록 ‘사무관리규정 시행규칙’을 개정·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관인이란 행정기관장 등의 명의를 나타내는 인장으로 공문서의 진본여부나 효력을 입증하는 주요 수단으로 쓰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서체는 글자의 획을 임의로 늘이거나 꼬불꼬불하게 쓰다보니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이번에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다양한 한글 서체를 개발해 관인에 활용할 예정이다.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체 등 다양한 글꼴을 활용하되 흘려쓰기나 풀어쓰기 등 보기 어려운 글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운 한글체로 바뀌는 관인은 앞으로 새롭게 교체하는 중앙행정기관의 관인부터 사용된다.학교나 군부대 등 각급 기관의 관인과 회계 공무원의 직인도 해당 법령(부령)을 개정해 바꿀 예정이다.지방자치단체 역시 자율적으로 조례를 개정해 모든 관인을 국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바꾸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김성렬 행안부 조직실장은 “지난 63년 동안 행정기관이 무심코 사용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느꼈던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라며 “기관별로 현재 쓰고 있는 관인을 당장 교체하지는 않고 새롭게 교체하는 관인부터 적용하도록 해 행정기관의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