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부근에서 생산된 우유와 시금치에서 허용 기준치를 넘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는 건강에는 큰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바라키현 히타치시에서 생산된 시금치에서 일본 잠정 기준치의 27배에 이르는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이 시금치엔 ㎏당 5만4000Bq(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으며,이는 식품위생법상의 잠정 기준인 2000Bq의 27배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생산된 우유와 이바라키현에서 생산된 시금치에서 식품위생법상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의 잔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는 "우유는 일본인 평균 섭취량을 기준으로 1년간 마셔도 CT 촬영 한 번 했을 때 쬐는 양과 같고,시금치는 1년간 먹어도 CT 촬영 한 번 했을 때 쬐는 양의 5분의 1에 불과하다"며 "아직 건강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의 수돗물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요오드가 한때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원전 부근에서 생산된 우유와 시금치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 "인체에 축적되면 갑상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는 방사성 요오드 섭취로 인한 갑상샘 질환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대해 일시적으로 출하 제한 조치를 내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바라키현과 후쿠시마현 등의 농산물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쿄 등 수도권에선 농산물 공급 부족이나 가격의 급등이 예상된다. 이바라키현은 농업 산출액 기준으로 일본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2위를 차지하는 주요 농업 생산지다. 시금치는 도쿄 지역 소비량의 30%를 이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다. 배추는 55%,양상추는 39%,피망은 31%를 공급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