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후 안개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자산운용사(투신)들은 두둑해진 '실탄'으로 철강 · 정보기술(IT) 업종 등에 대한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11~16일 4거래일간 총 6462억원이 순유입됐다. 특히 16일에는 2777억원이 들어와 하루 순유입액으론 작년 5월7일(3660억원) 이후 가장 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일본 대지진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신규 유입자금을 발판으로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11~18일 총 6703억원을 사들여 하루 평균 1117억원을 순매수한 것이다.

운용사들의 매수세는 주로 철강,IT,화학 업종에 집중됐다. 포스코를 2344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SK이노베이션(1239억원) 삼성전자(1111억원) 현대중공업(867억원) 현대제철(713억원) 등도 편입 비중을 높였다. 포스코는 이 기간 10.08% 급등했고 SK이노베이션(9.39%),삼성전자(2.88%) 등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지수 하락에 따라 스마트머니가 저가 반발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지진 피해로 글로벌 수급 상황이 급변한 철강,IT,화학업종은 지진 피해가 아니었더라도 글로벌 경기가 2분기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저가매수 기회를 활용해 단기 급락한 중소형주를 쓸어담는 운용사들도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삼본정밀전자(5.08%) SBS콘텐츠허브(5.11%) 농우바이오(5.09%) DMS(6.10%) 이노와이어(6.02%) 국제엘렉트릭코리아(5.90%) 등 6개 종목을 5% 이상 보유했다고 신규 공시했다. 유리자산운용도 이녹스를 5.34%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사태로 투자자 심리가 위축돼 대형주 위주로 거래되다 보니 좋은 중소형주 종목들이 단기급락하거나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저가매수를 하기 위해 평소보다 매수 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박민제/서보미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