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재테크 '혼돈의 시대'
요즘 재테크에 '카오스(chaos · 혼돈)'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물가와 금리 인상까지 겹쳐 재테크 생활자들이 3중고를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 시점에서 당장 확실하게 수익을 내주는 재테크 수단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동안 재테크 시장을 주도했던 주식 관련 상품을 비롯한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정체 상태다. 은행의 예 · 적금은 물가 수준을 감안한다면 마이너스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테크 앞날은 더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나라 밖으로 재스민 혁명과 일본 대지진 사태가 잇달아 터져 나오고 선진국은 국가 채무,신흥국은 인플레이션 등 위기 3년차에 찾아오는 '애프터 크라이시스(위기 이후)'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포 데믹(정보 전염)' 혹은 '리스크 데믹(위험 전염)' 현상이다. 주변에서 수시로 나오는 정보나 그때 그때 발생하는 리스크에 흔들리다 보면 '카오스' 국면에 더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인내를 요구하는 시기인 만큼 자신만의 재테크 목표와 기준을 갖고 상황을 극복해 나가다 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주식투자는 수시로 부각되는 재료에 따라 '성골 주식'이나 인기주로 갈아타기보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주식을 매입,오래 보유하는 게 노후 대비 등과 같은 재테크 목적에 더 부합하는 투자기법이다. '성골 주식'과 인기주에 영합하다 보면 애는 쓰지만 나중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와튼스쿨의 제라미 시겔 교수가 주장하는 '성장의 함정'이다.

유망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여건에 따라 가변성이 많은 재무지표보다 중장기성을 띠는 트렌드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위기 후 월가에서는 △시장지배력을 겨냥한 선제적 공격 경영 △신수종 사업 개발 △신성장 동력을 찾는 전략적 인수 · 합병 △고객 감동을 주는 주력 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 융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개발 △저탄소 제품 개발과 친환경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의 주식을 유망하다고 본다.

재테크 '카오스' 시대에는 애써 힘든 수익을 내기보다는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내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 재테크 변수가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매월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 펀드와 같은 상품일수록 '평균 매입 단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