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역의 한 범죄단지. 베트남 국경과 불과 50m 떨어진 이 건물을 현지 경찰관 40명이 에워쌌다. 외곽 봉쇄가 이뤄진 뒤 진입이 시작됐고, 이내 한국인 26명이 끌려 나왔다.경찰청은 이날 ‘코리아 전담반’을 통해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역 범죄단지에 감금돼 있던 한국인 1명을 구출하고 피싱 범죄 혐의자 26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작전은 코리아 전담반 출범 이후 한·캄보디아 경찰이 함께한 세 번째 작전이다.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 수사는 2일 국내 실종 신고를 계기로 한국인 감금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감금 위치가 특정되자 코리아 전담반 소속 한국 경찰관 4명이 현지에 파견돼 범죄단지 규모와 경비 배치, 도주 가능 경로 등을 사전 파악했다. 또 국가정보원과 함께 국내외 수사 단서를 종합해 건물 내부 구조와 주요 진입로를 확인했다. 이후 몬돌끼리 지방경찰청과 공조해 범죄단지 인근에 현지 감시 인력을 배치하며 세부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합동 작전은 애초 20일로 계획됐으나 단지 내 경비 인력 이동 등 도주 정황이 포착되면서 일정이 이틀 앞당겨졌다. 코리아 전담반의 긴급 요청에 따라 현지 경찰 병력이 조기에 투입됐고, 구출과 검거가 이뤄졌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낯선 땅의 위험하고 열악한 여건에서도 임무를 완수한 경찰관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온라인 스캠과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국제 조직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각국 법집행기관과의 공조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다.김다빈 기자
서울대 한 학부 강의의 기말시험에서 또다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이 개설한 한 교양강의 기말시험에서 수강생 36명 중 절반 가까이가 부정행위를 한 정황이 포착돼 시험 결과가 무효 처리됐다.이 강의는 군 복무 휴학생을 위한 군 원격강좌로 수업과 시험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부정행위를 막고자 시험 문제를 화면에 띄워놓고 다른 창을 보면 로그 기록이 남도록 했는데, 조교가 확인한 결과 절반 가까이에서 기록이 발견됐다. 기록에는 무슨 화면을 봤는지의 정보까지는 남지 않아 부정행위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는 없다고 한다.담당 교수는 부정행위 학생을 징계하는 대신 시험 결과를 무효화하고 대체 과제물을 냈다. 강의 담당 교수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학생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학생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시험 무효화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서울대는 대학본부 차원에서 부정행위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온라인 수업 자체를 줄이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평가 방식을 고민 중이다. 온라인 시험보다는 오프라인 시험을 원칙으로 하고, 온라인 시험은 오픈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하거나 과제형 시험을 내는 등의 대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인공지능(AI) 활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수강생이 강의계획서를 통해 AI 사용 여부에 대한 교수자 방침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