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분들의 희생에 무슨 말을 보태야 할지…."

방사선 노출 위험을 무릅쓰고 원전을 지키는 320여명의 긴급요원들이 일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외신들은 후쿠시마 원전을 사수하는 320여명의 긴급요원들을 '현대판 사무라이'라고 묘사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조를 나눠 바닷물 주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무리 철저하게 몸을 감싸도 최대 15분 정도만 머무를 수 있을 정도로 원자로 인근의 방사능 오염은 극심하다. 도쿄전력은 "긴급요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지역의 방사선량 수치는 현재 500밀리시버트(mSv)를 웃돈다"며 "이는 몇 년 동안의 방사선 피폭량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의 연간 최대 방사선 노출 허용량은 50~100mSv 수준이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예외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발전소 직원들의 노출 최대치를 100mSv에서 250mSv로 올렸다. 기존 허용 수치를 고수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요미우리신문은 "긴급요원들은 모든 장비를 갖춰 입고도 10분 정도만 작업하면 곧바로 메스꺼움과 탈진 증세를 보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는 그들의 용기에 탄복하고,희생에 감사하는 글이 넘친다. 정년퇴직을 6개월 남긴 원전 기술자가 후쿠시마 원전 지원팀에 자원했다는 뉴스에는 1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영웅들이 시간을 벌 동안 부디 원자로 냉각 작업을 마쳐 달라"는 등 눈물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긴급요원들은 당초 50명이었으나 현장의 안전기준이 완화되면서 숫자가 늘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