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IAEA 대응에 비난 집중"..
"IAEA 발표는 日매체보다 몇시간 늦어"


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계기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핵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감시.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IAEA가 평소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이번 원전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9년 IAEA의 수장이 된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이 일본인이라는 점은 비난의 불길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사무총장이 모국에서 벌어진 이번 일에 대해 엄정하고 독립적인 일처리를 하고 있는지에 의심 섞인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 원자력 전문가를 인용, 일본 원전 사고에 대한 IAEA의 대응이 비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25년 전 구 소련 체르노빌에서 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 정화 임무를 수행했던 루리 안드레프는 가디언에 소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IAEA가 원자력 업계와 과도하게 유착하는 바람에 원전 안전과 관련한 규정을 적절히 적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드레프는 IAEA는 허울만 좋은 조직이라고 비판한 뒤 "항상 진실을 감추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일본 원전사고와 관련한 IAEA의 언론 발표가 일본 매체들의 보도보다 몇시간 늦게 나온다는 지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IAEA 측은 이 같은 비판이 기구의 역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한다.

IAEA의 한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IAEA는 이란.시리아 등의 사례와 같이 불법적인 핵무기 활동이 의심될 때 조사를 요구하고,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의 권한을 갖고 있을 뿐 독자적으로 조사를 할 권리나 회원국의 원자력 산업에 대해 비판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기준 설정을 촉진하지만 그 기준을 실행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또 늑장 발표 논란에 관련, IAEA 관계자들은 발표할 정보에 대해 당사국과 함께 검증하는 작업을 사전에 거치게 돼 있는 국제 관행을 지키려다보니 발표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와 국제적인 공동관리를 위해 설립된 유엔기구로, 핵분열 물질이 군사적 목적에 전용되는 것을 막고, 핵 안전시설의 설치와 관리 지원, 안전기준 마련 등 업무를 담당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