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나흘 새 네 번이나 크고 작은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악의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제1원전 1,3,2,4호기 순으로 잇따라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2호기 폭발 사고에서는 원자로 격납용기가 손상돼 최악의 사태를 맞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 있는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 설비 부근에서 오전 6시15분께 폭발이 발생해 이 설비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2호기 격납용기가 손상됐다면 1~2차 폭발 사고 때보다 방사성 물질 누출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격납용기는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선 두 차례의 폭발 사고 때는 원자로를 감싼 건물 외벽이 파손돼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지만 격납용기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날 오전 9시38분께는 정기점검 중이던 4호기에서도 수소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추가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주일 프랑스대사관은 15일 오전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약한 방사성 물질이 10시간 안에 바람을 타고 도쿄로 날아올수 있다며 현지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도쿄 인근 도치기현에서는 이날 방사성 물질이 평소의 100배 정도 높게 관측됐다. 한편 이날 밤 일본 간토(關東)지방 시즈오카(靜岡) 동쪽지역 육지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육지에서 생긴 지진으론 가장 강력한 것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