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여파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강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급등한 반면 단기적으로 일본 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원유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요동쳤다. 정부는 가스공사와 발전5사를 중심으로 비상 수급 태스크포스팀을 구성,LNG 수급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물량 확보 등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브랜트유 4월물 선물가격이 전일 대비 4.3% 하락한 배럴당 198.79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0.4% 오르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진에 따른 일본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빠진 것이다. 반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공급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화력발전소 가동을 확대할 가능성에 LNG 가격은 올랐다. 일본 내 주요 정유시설이 도호쿠 지진으로 파괴된 탓에 대체전력 공급원으로 원유를 수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지진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12% 올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전력 생산용 석탄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호주계 투자은행 맥쿼리는 올해 일본의 석탄 수입량은 1억1000만~1억2000만t으로 예상되며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대체 전력생산을 위해 추가로 2000만~3000만t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과 은,백금,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가격은 2.3% 하락한 t당 8990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가격도 5.4% 빠진 온스당 34.0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금 가격도 전일보다 1.3% 떨어진 온스당 1408.07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강진과 원전폭발 여파로 글로벌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현물까지 일시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주용석/김동욱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