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기 '격납용기 손상'으로 방사능 누출 우려
지진 사망.실종자 6천명<교도>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닷새째인 15일 사망 및 실종자 수가 6천명에 근접한 상황에서, 이날 오전 6시10분께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존소의 2호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사고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후 2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돼 방사능 누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격납용기는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비다.

대지진 후 냉각 장치에 이상을 보인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지난 12일 원자로 1호기, 14일 3호기의 외벽 건물이 잇달아 폭발해 이번을 포함하면 3차례 폭발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2호기에서는 14일 냉각장치 고장으로 바닷물을 주입했으나 펌프가 가동되지 않아 연료봉이 간헐적으로 완전히 노출돼 폭발 우려가 제기됐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호기에서 '서프레션 풀(압력억제 풀)'이라고 불리는 원자로를 덮는 격납용기와 연관된 설비에 손상이 있다고 설명했고, 사고 직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도쿄전력 본부에 자신이 직접 관장하는 정부 합동 위기 대응팀을 설치해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피해 지역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11기 가운데 6기만 안전한 상태로 운행중단됐으며 5기는 아직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미야기(宮城)현의 해안 지역 두 곳에서 시신 2천여구가 발견됨에 따라 사망 및 실종자 수가 5천900명으로 파악됐다.

일본 경찰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사망자는 1천886명, 실종자는 2천369명이다.

하지만 15일 교도통신 집계에 따르면 시신 1천구가 발견된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는 주민의 절반 이상인 1만명 가량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을 비롯해 지진 피해 지역에서 3만명 정도가 연락 두절인 상태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피해와 관련, 한국 교민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에 있던 중국인 약 100명의 소재가 지진 발생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방재 당국은 지진으로 전파 또는 부분 파손된 건물이 14일 오후 11시 현재 7만여동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긴급 구호팀을 동원한 생존자 수색 노력으로 1만5천명이 피해 현장에서 구조됐다.

이재민 수는 55만명 가량으로 6개현 2천600개 대피소에 분산돼 있으나 식수, 음식, 연료가 부족한 상태이며 일부 피난소는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피해가 큰 동북부 지역에 16일 눈이나 비가 예상되며 추위도 18일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14일에만 다섯차례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도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위대는 구호 작업에 병력 10만명을 투입한데 이어 예비군을 사상 처음으로 투입할 계획인데, 6천500명 정도가 예비군 소집에 응했다.

원전 사고에 따른 발전 차질로 도쿄와 인근 8개 현에서 14일부터 제한 송전이 시작돼,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매일 3∼6시간 동안 정전될 예정이다.

최소한 4월 말까지 지속될 제한 송전 조치로 열차 운행과 여러 경제활동이 영향을 받게 된다.

지진 피해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 니케이지수가 14일 4개월래 최저치로 마감한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은 지진 복구를 위해 자산 매입 기금을 40조엔으로 늘렸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백화점도 조업 중단에 들어가 도요타는 16일까지 국내 조립공장을 모두 폐쇄해 생산량을 4만대 줄이기로 했다.

일본 최대의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도 도교 일원의 백화점 7곳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한편 지진이 강타한 동북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에서는 14일 오후 5시 현재 56만6천개의 전화 회선이 불통되는 등 통신 장애가 지속됐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