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망 및 실종자 수가 최대 4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특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방사능 낙진 공포’까지 확산되고 있어 일본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본 남부 규슈(九州)에서는 화산까지 폭발해 일본 전역이 전후 최대 비상사태로 돌입하는 형국이다.

◆희생자 규모 급속도로 불어

14일 NHK 등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진 사망자는 1500여명, 실종자는 2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미야기현에서만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NHK는 이 지역 경찰서장의 말을 인용 “미야기현 사망자가 1만명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는 인구 1만7300명 중 7500명을 제외한 1만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이와테현의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에서도 1만7000여명이 사실상 실종 상태다.

이 두 지역의 피해가 ‘최악’의 결과로 확인될 경우 대지진 사망자 및 실종자는 3만명을 넘어서고,최대 4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이런 가운데 남부 규슈(九州)의 화산도 이날 한달 만에 또다시 폭발을 일으켰다.현지 언론에 따르면,화산 폭발 직후 가스와 화산재가 4000m 상공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앞서 8.8로 발표했던 지진 규모를 13일 9.0으로 수정했다.이에따라 이번 지진은 1900년 이후 지구상에서 4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원전 폭발, 방사능 공포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의 대폭발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앞서 지난 12일후쿠시마 제1원전의 1호원자로 건물에서 수소가스 누출에 의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건물외벽과 골조 일부가 날아갔다.지진 여파로 전력 공급이 끊긴 탓에 냉각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원전 인근 지역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보도다.일본 언론들은 “원자로 인근에서 세슘과 요오드 등이 기준치의 두배까지 검출돼 원자로 자체가 녹아 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이로인해 인근 병원 의료진 등 최대 190여명이 방사능 물질에 피폭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1호기 외에도 3호기까지 이상징후를 나타내는 등 추가 폭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일부에선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였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참사가 재연되는 것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강진 또 온다’ 우려

여진도 계속 이어져 추가 피해에 대한 공포도 가시지 않고 있다.지난 11일 진도 9.0의 강진이 처음 강타한 이후 규모 5이상의 여진이 하루에만 150여차례 발생하고 있다.여진의 강도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대지진이 발생한 도호쿠 간토 지역에서 향후 3일내 규모 7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경고했다.요코다 다카시(橫田崇) 일본 기상청 지진예측과장은 “여진과 쓰나미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일본은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전력 공급이 크게 부족해 짐에 따라 14일부터 도쿄와 야나미시현 등 일부지역에서 지역에 돌아가며 전기를 공급하는 ‘윤번제 정전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윤번제 제한송전이 실시되는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