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유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 1만여명이 집단 실종됐다. 한 마을 인구 대부분이 쓰나미로 인해 통째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13일 미야기현에 따르면 현의 동북부 해안에 위치한 미나미산리쿠초는 인구 1만7300명 가운데 대피한 7500명을 제외한 1만명 정도가 행방불명 상태다. 이 지역이 1만명 희생 보도가 나온 곳이다. 당국은 이 지역의 피해 확인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 해저 진원에서 가까운 이 지역은 지진 발생 직후 덮친 쓰나미로 도시가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건물이 밀집한 도시 중심부는 뻘밭으로 바뀌었다.

미나미산리쿠초는 해변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도시 중심부가 형성돼 있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쓰나미에 휩쓸렸다. 살 길은 쓰나미보다 높은 곳으로 피하는 것이었지만 주변에 마땅히 대피할 곳도 없다. 약 10m 높이 쓰나미에 건물 3층 높이까지 바닷물이 차면서 건물 역시 모두 쓸렸기 때문이다.

리아스식 해안이라는 지형적 특성도 쓰나미 피해를 키웠다. 이곳은 1896년 미나미산리쿠 대쓰나미와 1933년의 쇼와(昭和) 산리쿠 대지진,1960년의 칠레 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큰 피해를 봤던 지역이다. 이 같은 과거의 쓰라린 기억 때문에 해안에 방파제와 방조제를 만들고 수문을 설치하는 등 대비했지만 이번 거대 쓰나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참사 순간을 목격한 한 시민은 "순식간에 쓰나미가 시가지를 집어삼켰다"며 "지옥 그 자체였다"고 공포에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쓰나미의 규모는 10m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한 여성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며 "밖을 보고 싶지도 않다"고 절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