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ℓ당 2000원 시대…이 참에 '뚜벅이族'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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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新풍속도
전철·버스 출퇴근 크게 늘고
지자체 근거리 출장은 자전거
할인폭 큰 주유카드 사용 급증
전철·버스 출퇴근 크게 늘고
지자체 근거리 출장은 자전거
할인폭 큰 주유카드 사용 급증
서울의 자동차 기름값이 11일 ℓ당 평균 2000원을 돌파했다. 이 가격은 조만간 지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운전자들은 기름 넣기가 겁난다며 혀를 내두른다. 요즘 아파트 등 주택가 주차장은 대낮인데도 빈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놓고 간 차로 가득차 있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선 자동차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기름값 할인이 많은 테마 카드 활용하기다. 현대카드 M3가 그중 하나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 카드로 GS칼텍스에서 주유하고 결제하면 ℓ당 150원을 할인받는다. ℓ당 2000원 기준으로 5만원어치(25ℓ)를 넣으면 3000원 할인받는 셈이다. 신한 삼성 롯데카드 등의 주유 할인을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뚜벅이족이 되자는 얘기도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유가 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자가용 운행을 포기하는 사례다. 버스,지하철,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들을 빗댄 말이 '뚜벅이족'이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김현일 씨(46)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 한 달째 차를 두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이용객이 이달 들어 5%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선 75만명이 이용,지난해보다 하루 평균 5만명이 늘었다. 대전에서도 1만2000여명(12.3%)이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전거 타기로 기름값 아끼기 총력전에 나섰다. 안산시의 경우 직원들에게 근거리 출장은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본청과 동사무소 등에 20여대를 비치,업무용으로 사용토록 했다.
서울 번동에 사는 박명자 주부(39)는 "예전에 재미삼아 차를 몰고 자주 장을 보러 갔다"며 "이젠 자동차 운전을 줄이기 위해 장을 한번에 몰아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의정부에 위치한 K 오리고기 전문점은 "주말에 차를 몰고 외식하러 나오는 사람이 2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원정 주유와 셀프 주유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직장인 이민희 씨(36)는 "집이 있는 녹번동 일대 주유소 중 가장 싼 곳을 들른다"고 말했다. ℓ당 50~100원이 싼 '셀프 주유소'도 인기다. 종암동에 위치한 SK주유소는 요즘 몰려드는 고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ℓ당 평균 100원이 싸다.
값싼 주유소를 찾아주는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앱 주유'도 인기다. H기업 김홍식 부장은 "홍은동 집 앞 주유소 휘발유가 ℓ당 2100원인데 검색해 보니 옆동네가 1980원이어서 그곳에 가 5만원어치를 넣었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선 자동차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기름값 할인이 많은 테마 카드 활용하기다. 현대카드 M3가 그중 하나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 카드로 GS칼텍스에서 주유하고 결제하면 ℓ당 150원을 할인받는다. ℓ당 2000원 기준으로 5만원어치(25ℓ)를 넣으면 3000원 할인받는 셈이다. 신한 삼성 롯데카드 등의 주유 할인을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뚜벅이족이 되자는 얘기도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유가 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자가용 운행을 포기하는 사례다. 버스,지하철,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들을 빗댄 말이 '뚜벅이족'이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김현일 씨(46)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 한 달째 차를 두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이용객이 이달 들어 5%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선 75만명이 이용,지난해보다 하루 평균 5만명이 늘었다. 대전에서도 1만2000여명(12.3%)이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전거 타기로 기름값 아끼기 총력전에 나섰다. 안산시의 경우 직원들에게 근거리 출장은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본청과 동사무소 등에 20여대를 비치,업무용으로 사용토록 했다.
서울 번동에 사는 박명자 주부(39)는 "예전에 재미삼아 차를 몰고 자주 장을 보러 갔다"며 "이젠 자동차 운전을 줄이기 위해 장을 한번에 몰아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의정부에 위치한 K 오리고기 전문점은 "주말에 차를 몰고 외식하러 나오는 사람이 2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원정 주유와 셀프 주유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직장인 이민희 씨(36)는 "집이 있는 녹번동 일대 주유소 중 가장 싼 곳을 들른다"고 말했다. ℓ당 50~100원이 싼 '셀프 주유소'도 인기다. 종암동에 위치한 SK주유소는 요즘 몰려드는 고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ℓ당 평균 100원이 싸다.
값싼 주유소를 찾아주는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앱 주유'도 인기다. H기업 김홍식 부장은 "홍은동 집 앞 주유소 휘발유가 ℓ당 2100원인데 검색해 보니 옆동네가 1980원이어서 그곳에 가 5만원어치를 넣었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