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오디오, 스마트폰 덕에 '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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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연결 제품 '인기몰이'…보스·뱅앤올룹슨 등 잇단 출시
신세계, 작년 매출 180% 늘어
신세계, 작년 매출 180% 늘어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장홍규 씨(32)는 최근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 선물을 고르라고 하자 주저없이 '아이폰 도킹 오디오'를 선택했다. 이 제품은 아이폰을 바로 꽂아 내장된 음악을 재생해 들을 수 있는 기기다. 장씨는 "평소 이어폰을 통해 듣던 음악을 집에서 풍부한 사운드로 들을 수 있고 디자인도 예쁜 게 많아 신혼집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MP3플레이어의 대중화로 음반산업 쇠퇴와 함께 침체 일로를 겪던 오디오 기기 시장이 지난해 이후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2009년 11월 아이폰 출시 이후 음향기기 업체와 가전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스마트폰 연결 오디오'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한 달간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받고 싶은 결혼 선물'을 설문조사한 결과 '아이폰 도킹 오디오'가 에스프레소 머신과 로봇 청소기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인 아이폰 전용 오디오는 30여종에 이른다. 음향기기 전문업체인 보스가 2009년 말 '보스 아이폰 사운드독'(60만원대)을 내놓은 데 이어 야마하 JBL 등이 잇달아 아이폰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필립스전자와 소니 로지텍 등 가전업체와 컴퓨터주변기기 업체들도 스마트폰 전용 오디오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오디오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덴마크 명품가전 브랜드 뱅앤올룹슨도 지난달 말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팟과 아이패드까지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 도크 스피커'(베오사운드8 · 148만원)를 처음으로 내놨다. 가격은 30만원 이하부터 최고가 39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으로 외부 단자(AUX)와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이폰 도킹 오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오디오 기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지난해 오디오기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지난해 6종의 스마트폰 연결 제품을 동시에 선보인 야마하가 395%,보스는 210% 각각 늘었다. 가전양판점 하이마트는 아이폰 도킹 오디오가 인기를 끌자 지난달 초 이들 제품을 모은 전문매장을 대형점인 수원시청점과 인천 주안점에 설치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본점 9층 이벤트홀에서 오는 17일까지 진행하는 오디오 전시 · 판매 기획행사인 '하이엔드 오디오쇼'에도 아이폰 도킹 오디오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서정훈 신세계백화점 가전 바이어는 "오디오 관련 행사를 진행한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며 "스마트폰 연결 오디오를 통해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맛본 고객이 많아지면서 하이엔드급 오디오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