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질수록 한국 투자에 대한 매력도 커질 것인 만큼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

패트릭 영 프론티어파이낸시어 대표(사진)는 9일 개막된 '2011 세계 경제 · 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아는 외국인들은 엄청 많지만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왜 좋은지를 인식하는 외국인은 아직 많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헤지펀드 · 사모펀드 등에 문호를 열려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감독 당국이 신중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 대표는 경제 · 금융 전문 컨설턴트로 미래 금융연구에 일가견이 있다. 경제정보 인터넷 방송국인 '프론티어 파이낸시어'를 창업해 운영 중이다.

▼신흥시장 중 투자할 만한 나라는.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바람이 어떻게 잘 정리되느냐에 따라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옛 소련의 영향 아래 있던 동유럽 국가들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다. 폴란드는 국토가 넓고 인구도 4000만명으로 적절하며 유럽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자유화를 거치며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있는 인도에도 관심이 많다. 남미의 브라질과 칠레도 훌륭한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터키는 인구가 적절하고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는 지리적 조건이 훌륭하다. 경제가 어렵지만 투자 기회는 많다. "

▼아시아는 어떤가.

"한국과 싱가포르,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문제다.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침체로 고통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회복해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라오스와 베트남은 여전히 성장 초기 단계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지만 높은 가능성을 가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소비자에게 무척 가까운 존재다. 과거엔 일본의 하이파이 TV 등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한국 전자제품이 필수다. 앞으로 더 기술력을 향상시킨다면 좋을 것이다. 한국 제품의 장점을 아는 외국인이 많다. 그러나 한국 자체에 투자하는 게 왜 좋은지에 대해선 아직 인식하는 이가 많지 않다. 최근 그런 태도가 점점 달라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외국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

글로벌 금융위기의 의미는.

"금융위기는 세계의 경제 파워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촉진했다. 서구 국가들은 막대한 국채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동쪽으로,아시아 쪽으로 경제성장 중심이 이동하면서 서구 국가들 간에도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파워는 경쟁 의욕을 잃어버린 서유럽보다 더 커질 것이다. 유감이다. "

▼헤지펀드 이익률이 회복되고 있다. 헤지펀드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인가.

"물론이다. 헤지펀드가 최근 몇 년간 겪은 것은 '성장통'이다. 버블이 터지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상당 부분 솎아졌다.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다. "

▼금융위기 후 세계 각국은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신용경색의 여파로 자기 입지를 걱정하던 정치인들은 희생양을 찾았고 재빨리 헤지펀드를 선택했다. 사실 헤지펀드가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직접적 증거는 부족하다. 자본주의와 이익이 '더러운 단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헤지펀드를 비방하려 애쓴다. 또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규제를 도입한다. 결국 모든 경제가 실패하고 시민들은 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

▼한국은 내년 상반기에 헤지펀드 · 사모펀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조언한다면.

"두 가지 문제를 조심해야 한다. 하나는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별 지식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맞는 상품인지,사기꾼이 없는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니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 반면 많은 자산을 가진 투자자들이 광범위한 상품에 투자하려 할 경우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감독 당국이 적절한 균형을 찾기를 바란다. "

▼파생상품 시장에 한계가 있나.

"시장은 파생상품의 세계다. 본질적으로 파생상품 시장에 한계는 전혀 없다. "

▼관심 있는 파생시장은.

"서구 정부는 본질적으로 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지금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농부들을 경쟁과 기술에서 보호하기 위해 헛수고하는 것을 멈춘다면 농업 시장에서 파생상품이 확장될 기회는 많다. 같은 식으로 스포츠와 오락 분야에서 파생상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통화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막대한 파생상품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과학적 발전도 마찬가지다. 어제는 정교한 상품이었던 것이 오늘은 평범하고 지루한 '보통 바닐라'가 된다. 혁신을 권하는 금융가는 꽃을 피울 수 있다. "

▼한국 금융시장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하고 있는데.

"ETF는 모든 투자자에게 완벽한 핵심 포트폴리오 상품을 제공한다. 훌륭하고,싸고,유연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상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 당국과 은행 중개업자 등에 대한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또 ETF 계열 상품을 만들 때는 거래서에 명시된 목표를 정확하게 구현해야 한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이상은/김희경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