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저커버그'가 뛰고 있다. 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26),회원 수 9만명을 돌파한 이음소시어스의 박희은 대표(25) 등이 대표 주자다. 이관우 데일리픽 대표(27),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26)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20대 젊은 창업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 인맥을 연결하겠다'는 아이디어로 6억명의 회원을 끌어모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닮았다. '소비자들이 트위터 · 페이스북을 활용해 공동구매하자'(티켓몬스터),'이상형을 하루에 한 명씩 연결해 주자'(이음)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닮은 꼴이다.


◆경영대 등 비공대 출신 CEO

벤처 1세대는 회사나 연구소에서 경력을 쌓은 뒤 '기술창업'을 하는 30대 직장인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공대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벤처 1세대 주역으로 꼽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이해진 NHN 대표는 KAIST 전산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반면 벤처 2세대는 비(非)이공계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0여개의 맛집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특화한 소셜커머스 데일리픽의 이관우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소셜데이팅 이음의 박희은 대표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소셜커머스 쿠팡의 김범석 대표(33)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출신이다.

박 대표는 "과거엔 정보기술(IT) 관련 지식이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였지만 요즘은 IT를 이용해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젊은 세대의 경우 IT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좋으면 솔루션 업체나 개발자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대표는 "회사를 조직적으로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경영학과의 장점이 있다"며 "소셜커머스는 기술보다는 좋은 밴더들을 빨리 찾는 영업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파 성과 눈에 띄어

해외 유학파들도 창업전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 대표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이다. 김범석 대표는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거쳐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임정민 라이포인터랙티브 대표(33)는 UC버클리에서 산업공학,스탠퍼드대에서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 대표는 "해외 출신이라서 사업을 용감하게 시작하는 부분도 있다"며 "소셜커머스를 처음 한국에 도입하려 하자 '업주들이 마진율을 낮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대형 쇼핑몰이 너무 많아서 안 된다' 등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의 상황을 잘 몰랐기 때문에 도전정신을 갖고 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김범석 대표는 "국내 시장이 해외 인재들을 끌어들일 만큼 커졌고 해외 벤처캐피털들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티켓몬스터 쿠팡도 해외 밴처캐피털의 초기 투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