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기량만 발휘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제 실력을 100% 보여주는 게 가장 어렵더군요. "

미국PGA투어 '루키' 강성훈(24 · 신한금융그룹 · 사진)이 일시 귀국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다. 강성훈은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따 체육예술 요원으로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면 병역 의무를 다하게 된다. 오는 10일 논산훈련소로 들어가는 그는 9일 삭발할 예정이다. 물론 한 달 후 투어에 복귀한다.

◆스윙 간결하게 바꾸니 거리 늘어

강성훈은 지난주 혼다클래식까지 올 들어 5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상금을 받았다. 첫날 선두에 나서본 적도 있고,챔피언조로 플레이하기도 했다. 아직 10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은 다 해봤다.

"기존 투어프로들과 뚜렷한 기량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신인이기 때문에 아직 적응이 덜됐다고나 할까요. 매주 이동하고,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하니까 컨디션 조절이 힘듭니다. 그냥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우승권에도 들 수 있을 것 같은데….루키이기 때문에 프로암대회에 못 나가는 것이 큰 핸디캡입니다. 대개 월요일에 이동해 화요일 하루 연습라운드를 하고 곧바로 본대회에 출전하니까 신인들은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

강성훈은 5개 대회에서 이글 7개를 기록했다. 이 부문 투어랭킹 1위다. AT&T프로암에서는 홀인원을 했고,나머지 6개는 파5홀에서 잡은 것이다.

투어 이글왕이 된 비결에 대해 그는 "장타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버샷 거리 270~280야드의 평범한 선수였던 그는 지난해 2월 지금의 코치 단 브라운을 만난 후 스윙을 바꿨다. 스웨이로 연결되기 쉬운 큰 스윙을 버리고 간결하게 교정한 것."새 코치가 군더더기 동작을 없애라고 하더군요. 옆으로 많이 빼 큰 스윙을 하기보다는 제자리에서 몸을 돌리는 스윙을 하게 됐어요. 자연히 손과 팔이 위 아래로 크게 움직이는 동작도 줄었습니다. 스윙을 콤팩트하게 바꾸니 거리가 늘더라고요. "

강성훈의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95야드에 달한다. 세게 치면 310~320야드도 날린다. 그 장타력이 바로 이글의 원동력이다. "600야드 이내의 파5홀에서는 2온을 시도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보다 이글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글을 원하는 아마추어들은 일단 장타력을 갖춰야 합니다. "

◆이민국 해프닝…혼다클래식 최악 성적

형(강성도)을 캐디로 삼아 투어생활을 하는 강성훈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 자주 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의사소통도 원활하다. 엊그제 한국에 와서는 갈비탕과 만두를 실컷 먹었다.

그는 2주 전 멕시코에서 열린 마야코바클래식을 마치고 미국으로 들어가던 중 황당한 일을 당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공항의 미국 이민국이 그를 잡고 5시간가량 '억류 아닌 억류'를 했던 것.강성훈 잘못이 아니라 이민국의 사무착오로 드러나 풀려났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혼다클래식 첫날 투어 데뷔 후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인 84타를 치며 커트탈락하고 말았다.

그가 이제 걱정하는 것은 4~5주간의 공백이다. 논산훈련소에서는 골프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근육이나 스윙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 그는 5월 발레로 텍사스오픈을 통해 투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