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7안타 맞고 5실점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프로야구 공식 데뷔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박찬호는 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고야 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7개를 맞고 5점을 줬다.

공 80개를 던지면서 삼진 5개를 잡았지만 볼넷도 2개를 허용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에서만 두 차례 나서 어깨를 푼 박찬호는 다른 팀과의 경기에는 이날 처음으로 등판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일본 타자들에게 2회와 3회 집중타를 잇달아 맞고 쓴맛을 봤다.

1회 아라키 마사히로와 이바타 히로카즈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찬호는 왼손타자 모리노 마사히코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와다 가즈히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2회 선두타자 조엘 구스만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니 브랑코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박찬호는 오시마 요헤이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다니시게 모토노부까지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박찬호는 이후 미국프로야구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관록을 선보였다.

마쓰이 유스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고 아라키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금세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었다.

이어 이바타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대량실점 위기를 1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3회 2사 후 구스만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브랑코가 우전안타로 박찬호를 괴롭혔고 2회와 똑같이 오시마가 우익수 앞으로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다니시게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박찬호를 두들겨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4점을 내준 박찬호는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막은 뒤 바통을 니시 유우키에게 넘겼다.

구스만과 브랑코 등 외국인 타자에게 안타를 2개씩 헌납해 고비를 맞았으나 주니치 주력 타자인 아라키, 이바타, 모리노, 와다를 무안타로 묶은 것은 눈여겨볼만 했다.

같은 팀의 이승엽은 5번타자 1루수로 출전, 땅볼 3개와 뜬공 1개 등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오릭스는 9회 2점을 따라붙었지만 3-5로 패했다.

지바 롯데 마린스 4번 타자 김태균(29)은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시범경기에서 좌전 안타를 터뜨리고 2타수1안타를 기록했다.

지바 롯데는 0-8로 졌다.

임창용(35.야쿠르트)과 김병현(31.라쿠텐) 두 잠수함 투수는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한편, 일본의 스포츠전문지인 '닛칸스포츠'는 이날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25일 오후 6시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릴 소프크뱅크 호크스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박찬호를 내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카다 감독이 14일께 내정 사실을 박찬호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7승을 거둔 가네코 지히로가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하면서 기사누키 히로시와 개막전 선발을 다퉜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뛴 풍부한 경험 덕분에 중책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또 로테이션에 따라 박찬호가 4월1일 오후 6시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벌어질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 홈 개막전에도 등판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