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각국이 카다피 일가 재산을 동결하면서 카다피가의 엄청난 재산 규모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일 외신들에 따르면 카다피 일가 및 측근 세력의 동결된 자산은 미국에서 300억달러를 비롯해 캐나다 24억달러,호주 17억달러,오스트리아 12억달러,영국 10억달러,스위스 6억5000만달러 등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소유권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주식과 부동산 등도 수억달러나 된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지금까지 밝혀진 카다피 가족 자산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아직은 누구도 이들의 재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카다피가 런던에 4550만달러어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파이낸셜타임스의 소유 회사인 피어슨 주식 3250만달러어치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둘째 아들인 사이프는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 등에 호화빌라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에 있는 한 동물원은 사이프가 애완용으로 키우는 백호랑이를 맡아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프는 젊은 시절 빈에서 학교를 다니는 등 빈에 자주 왕래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은행에 있는 리비아 자산 12억달러 중 상당 부분이 사이프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카다피의 아들들은 리비아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지분을 놓고도 서로 다투며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카다피의 맏아들인 모하메드와 다섯째 아들인 무타심은 2005년 코카콜라가 리비아에 진출해 세운 코카콜라보틀링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하면서 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공장은 수개월간 문을 닫았고,근로자 1명이 부상을 당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랍국가의 권력층이 얼마나 부패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