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공부는 똑소리 나게 했던 아이가 훗날 정작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왜일까?"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정서 지능(EI · Emotional Intelligence)'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30년 넘게 정서교육을 역설해온 문 교수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닌,남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사는 인간을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자녀교육 지침서 《정서지능 강의》를 내놨다.

그는 사람의 능력을 지능지수(IQ)처럼 계량화하는 것은 단순하고 편협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IQ는 자만심이나 열등의식을 갖게 하기 때문.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마음의 힘'을 먼저 기르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정서지능은 힘든 일을 견뎌내는 인내심,남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감정이입 능력,흥분을 자제하는 충동 억제력,유혹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더 큰 만족을 얻게 하는 만족지연 능력 등이다.

뛰어난 정서지능을 가진 역사 속의 위인들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아버지가 뒤주에 갇혀 죽는 아픔을 겪고도 위대한 임금이 된 정조 이산,평범하다 못해 초라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끊임없이 스스로 관리했던 백범 김구,성차별 시대에 여자로 태어났지만 위인의 반열에 오른 신사임당 등이 그들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