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內戰 장기화 가능성] "미군 개입시 수천명 죽게 될 것"…코너 몰린 카다피, 국제사회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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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군-반군 일진일퇴
러시아·중국, 군사개입 반대…카다피軍, 동부 일부도시 탈환
피치, 신용등급 세 단계 강등
러시아·중국, 군사개입 반대…카다피軍, 동부 일부도시 탈환
피치, 신용등급 세 단계 강등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일 "미국이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군사개입을 할 경우 수천명의 리비아 국민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 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모든 리비아의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리비아 정부군과 반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제동이 걸렸다.
◆서방국가들 군사개입 자제
리비아의 반정부군과 카다피 친위부대는 곳곳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카다피 친위부대가 반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동부지역의 엘브레가와 아다비야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도시는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800㎞나 떨어진 곳으로 카다피 군은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반정부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자위야에 대한 카다피군의 공세는 격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군사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군사 개입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지금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며 "군사력의 개입에 대해서는 NATO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이와 관련,"미 정부는 리비아사태에서 미국의 역할은 당분간 인도적 지원에 국한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국은 2대의 전함과 400명의 해병대를 리비아 해역으로 급파했지만 이는 피난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조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리비아에 대한 강경조치 중 하나였던 비행금지구역 설정문제 역시 국가 간 의견이 엇갈려 사실상 무산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당초 강경한 입장이었던 영국도 제안을 철회했다.
반면 리비아 반정부군 지도자들은 서방국가들이 유엔의 깃발 아래 카다피군에 대해 공습을 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반군지도자회의의 아브델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만일 공습이 유엔의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면 그건 외세의 개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유엔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승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안보리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리비아 사태에 대한 다른 국가의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리비아 석유생산 하루 80만배럴 줄어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대치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경제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회사들은 리비아의 석유생산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하루평균 80만배럴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비아는 세계 석유공급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는데 생산량의 대부분을 유럽지역에 수출해왔다.
반정부군은 최근 리비아 중부지역의 라스라누프에 있는 정유설비를 파괴했다고 현지 신문인 퀴리나가 보도했다. 이 정유공장은 하루 22만배럴을 정제하는 대형 공장이다. 이에 따라 리비아의 석유수출은 사실상 중단상태에 빠졌다. 리비아에서 수입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다. 리비아 경제가 피폐해지면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리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세 단계나 내렸다. 또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치는 "리비아의 현 상황은 투자등급으로 적절치 않다"며 "특히 리비아의 외국 자산이 국제 제재로 동결된 점이 이번 평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태완/임기훈 기자 twkim@hankyung.com
리비아 정부군과 반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제동이 걸렸다.
◆서방국가들 군사개입 자제
리비아의 반정부군과 카다피 친위부대는 곳곳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카다피 친위부대가 반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동부지역의 엘브레가와 아다비야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도시는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800㎞나 떨어진 곳으로 카다피 군은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반정부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자위야에 대한 카다피군의 공세는 격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군사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군사 개입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지금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며 "군사력의 개입에 대해서는 NATO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이와 관련,"미 정부는 리비아사태에서 미국의 역할은 당분간 인도적 지원에 국한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국은 2대의 전함과 400명의 해병대를 리비아 해역으로 급파했지만 이는 피난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조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리비아에 대한 강경조치 중 하나였던 비행금지구역 설정문제 역시 국가 간 의견이 엇갈려 사실상 무산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당초 강경한 입장이었던 영국도 제안을 철회했다.
반면 리비아 반정부군 지도자들은 서방국가들이 유엔의 깃발 아래 카다피군에 대해 공습을 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반군지도자회의의 아브델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만일 공습이 유엔의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면 그건 외세의 개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유엔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승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안보리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리비아 사태에 대한 다른 국가의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리비아 석유생산 하루 80만배럴 줄어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대치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경제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회사들은 리비아의 석유생산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하루평균 80만배럴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비아는 세계 석유공급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는데 생산량의 대부분을 유럽지역에 수출해왔다.
반정부군은 최근 리비아 중부지역의 라스라누프에 있는 정유설비를 파괴했다고 현지 신문인 퀴리나가 보도했다. 이 정유공장은 하루 22만배럴을 정제하는 대형 공장이다. 이에 따라 리비아의 석유수출은 사실상 중단상태에 빠졌다. 리비아에서 수입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다. 리비아 경제가 피폐해지면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리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세 단계나 내렸다. 또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치는 "리비아의 현 상황은 투자등급으로 적절치 않다"며 "특히 리비아의 외국 자산이 국제 제재로 동결된 점이 이번 평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태완/임기훈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