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에너지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 발령했다. 정부의 '에너지 수급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우리나라 수입 원유 가격기준인 두바이유가 5일 연속 배럴당 100~130달러를 기록한 데 대응한 조치다. 이는 공공은 물론 민간에 대한 에너지소비 제한조치가 시행됨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백화점 마트 금융회사 대기업 유흥업소 골프장 등의 옥외 야간조명 및 옥외 광고,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의 경관조명 소등 등 강제조치에 나선다. 공공부문의 자동차 운행 5부제도 확대된다. 비상한 에너지 수급 국면에서 불가피한 절약 조치다.

리비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국제유가 폭등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배럴당 110달러를 넘었던 두바이유 가격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 증대 덕분에 지난 주말 107달러 선으로 주춤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3차 오일쇼크'라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리비아 사태 여파가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으로 번질 경우 그 충격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진다.

우리 경제는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 1월 경상수지 흑자가 2억3000만달러로 전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마당에,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는 2월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마저 우려된다.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회복세가 완전히 꺾이면서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경제운용 목표인 5% 성장,3% 물가안정은 아예 물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스스로 고유가에 대응하는 방법에는 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지금처럼 가격과 수급 모두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에너지난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에너지 절약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정부는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비축유 긴급 방출,대체 원유수입선 확보 등 대응 방안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실행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