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신입 변호사 채용공고를 냈다. 내년 수료 예정인 사법연수원 41기 연수생에서 10명,졸업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학생에서 30명 이내를 뽑는다는 내용이다. 로펌에서 연수원생과 로스쿨생의 숫자를 명시해 공개채용에 나선 것은'바른'이 처음이다.

공고대로라면 로스쿨생을 연수원생보다 3배나 뽑겠다는 것이어서 사법연수원생들은 "이럴 수가 있느냐"며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간 경쟁과 마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012년 '로스쿨생들의 변호사 시장 첫 진출'을 앞두고 로펌 채용과 검찰 · 법원 등 임용에서 양측의 '지분'이 정해지려는 추세여서 양측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두 진영 간 경쟁은 '법무부의 우수 로스쿨생 검사 임용안'에 대해 연수원생들이 최근 집단적으로 반발하면서 표면화됐다. 41,42기 연수원생들은 '로스쿨 원장의 추천을 받은 우수로스쿨생을 검사로 뽑는 안'에 대해 현대판 음서제라고 비판했다. 검찰과 법원에서 시보로 일하고 있는 41기 연수원생들이 반대 성명서를 낸 데 이어 올해 입소하는 42기 연수원생들도 반발하고 있다.

사법연수원생들은 법무부가 마련 중인 '로스쿨과 사법연수원 간 검사 임용' 비율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법무부가 양측의 비율을 7(로스쿨생) 대 3(사법연수원생)과 5 대 5로 하는 두 가지 안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로펌들의 로스쿨생 입도선매도 연수원생들에게는 불안 요인이다. 바른뿐만 아니라 태평양,광장,화우 등 대형 로펌들도 우수한 로스쿨생을 먼저 뽑기 위해 앞다퉈 공개채용에 들어갔다.

로펌들은 로스쿨생이 사법연수원생보다 나은 면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로펌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생들은 대학생활을 주로 사시공부로 보낸 반면 로스쿨에는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전문지식을 가진 두뇌들이 많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또 법원이 로스쿨생을 상대로 재판실무 심화과정을 실시하는 등 사실상 판사인턴제를 실시해 사법연수원생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 간 갈등은 마지막 사법연수원생이 수료하는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