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황제' 싸이는 지난 10~20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8차례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매회 800개 객석을 가득 채워 6400명을 끌어들였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완타치'공연에서도 일간,주간,월간,연간 공연 티켓 판매 1위에 올랐다. 싸이는 2009년 7월 두 번째 제대 후 지금까지 10여개 도시를 순회하며 연 공연에서 30만명을 동원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병역 비리로 곤욕을 치른 스타가 화려하게 재기한 것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병역 비리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것을 시인하고 재복무했다. 제대 후에는 단독이 아니라 '기부천사' 김장훈과 함께 공연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장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선행과 독도 지킴이로 활동하면서 정상을 달린 스타다. 다양한 사회 활동이 가수의 생명력을 강화한 케이스.싸이는 이런 김장훈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미지를 개선하고 춤과 노래도 보다 다양하게 보여줬다. 이제 팬들은 싸이와 김장훈을 한묶음으로 떠올린다. 싸이 측 매니저는 "김장훈과 가진 첫 합동 콘서트가 예상 외로 대박을 내면서 전국 투어에 나섰다"며 "이미지를 새롭게 함으로써 제2의 전성기를 여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데뷔 26년차 그룹 부활과 11년차 가수 백지영도 예전과 다른 모습을 연출해 정상에 복귀했다. 과거와 비슷한 앨범과 공연을 고수해 몰락한 다른 가수들과 달랐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 부활은 지난달 디지털 싱글 '비밀'로 여러 온라인 음악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10~20대 중심의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한 세대 전 가수의 록음악 '비밀'이 정상에 오른 것은 단연 화제였다.

지난해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KBS 예능프로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국민할매'(머리를 뒤로 묶은 데서 나온 별명)로 불리며 젊은이들에게 알려졌다. 외곬 음악인생의 길을 걸어온 그는 시청자에게 순수한 사람으로 비쳤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을 보여준 것이다.

신곡에는 박완규를 스페셜 보컬로 영입해 색깔을 다시 입혔다. 이달에는 인디가수 요조와 콘서트를 갖고 또 다른 색채를 보여줬다. 부활의 록음악과 낯설면서도 섬세한 인디음악을 혼합해 새로운 느낌을 제공한 것이다.

부활은 화이트데이인 내달 14일 또 한차례 변신한다. 모던 록그룹 '짙은'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김태원은 "그룹 부활은 더 어려지기 위해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은 '댄스 가수'에서 '발라드 가수'로 변신해 재기한 경우.1999년 댄스곡 '선택'으로 데뷔해 화려한 춤과 노래로 주목받았던 백지영은 섹스비디오 파문으로 가수 활동을 한때 접었다. 그러나 2006년 발라드곡 '사랑 안해'를 히트시킨 후 '총 맞은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등을 연달아 차트 정상에 올려놨다. 슬픈 발라드 헤로인으로 각인되며 가요계 정상으로 복귀한 것이다.

백지영은 드라마 OST 여왕으로도 자리를 굳혔다. '아이리스'에서 '잊지말아요'를 히트시켰고,최근 '시크릿가든'에서 '그 여자'로 음악차트를 휩쓸었다. 나이가 들면서 감성 표현을 더 요구하는 음악으로 옮겨간 것이다. 백지영은 이제 호소력 있고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는 가수로 통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