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출신 절반…인권위 "정부 노력 부족"

중미 출신 불법 이민자들의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멕시코에서 지난해 6개월간 1만1천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멕시코 이민자 납치 특별보고서'에서 작년 4∼9월 멕시코에서 납치된 중미출신 이민자는 1만1천333명으로 집계됐다며 "납치 범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EFE통신이 전했다.

납치 피해 이민자 중 온두라스 출신이 44.3%로 가장 많았고 과테말라 11.2%, 쿠바 5%, 니카라과 4.4%, 콜롬비아 1.5%의 순으로 파악됐다.

라울 플라센시아 인권위 위원장은 "수집된 납치 정보 중 15.7%는 여성 이민자들에 관한 것"이라고 밝혀 여성 상당수도 납치범죄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미국을 가려고 멕시코에 밀입국하는 중미 이민자들은 납치될 경우 가족에게 연락해 몸값을 내고 풀려나거나, 마약갱단의 조직원으로 강제 편입돼 마약밀매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랍 이민자들의 67.4%는 멕시코 국경을 넘은 뒤로 남부지역에서 납치됐으며 북부(29.2%)나 중부(2.2%)에서 납치되는 경우는 비교적 적었다.

인권위는 이민자들의 범죄피해 고소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연방과 각 주 정부에 28개 권고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