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女風 불지않는 벤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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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다지만 여성벤처업계엔 아직까지 찬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 모임에 나가면 아직도 제가 막내일 때가 많아요. " 올해로 창업한 지 8년째인 모바일 콘텐츠업체 A사 대표(37)는 22일 "2003년 창업해 각종 모임에 참가할 땐 동년배가 꽤 많았는데,지금은 젊은 여성 벤처기업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벤처업계는 요즘 2000년대 초반의 벤처신화 재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벤처업체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2만개를 넘고,벤처 캐피털의 투자조합 결성액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창업지원책을 펼친 것도 벤처업계엔 희소식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긴 겨울을 보낸 벤처업계에 봄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그렇지만 여성 벤처기업인들은 홀로 차가운 방에 들어 앉아 있다고 자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이 이끄는 벤처기업 수는 1723개로 전체 벤처업체 수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 상장기업 CEO 1227명 가운데 여성은 단 13명뿐이다. B사 대표는 "1999년 설립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 이후 여성 벤처업계를 대표할 만한 스타 벤처기업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젊고 똑똑한 여성들이 창업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연초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에 취임한 최정숙 포커스컴퍼니 대표도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성비율이 40%를 넘어설 정도로 여풍(女風)이 거센데 벤처업계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의 활약이 미약한 건 문제"라며 "이제 여성 벤처업계에도 김연아 선수 같은 뛰어난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여성 벤처기업인의 활동이 저조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네트워크가 약하다','이공대 출신이 적다','사회적 편견이 강하다','여성은 모험보다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이유가 쏟아져 나온다. 이유야 어쨌든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제규모를 키우기가 어렵다. 이정섭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일수록 여성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성 기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은지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summit@hankyung.com
벤처업계는 요즘 2000년대 초반의 벤처신화 재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벤처업체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2만개를 넘고,벤처 캐피털의 투자조합 결성액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창업지원책을 펼친 것도 벤처업계엔 희소식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긴 겨울을 보낸 벤처업계에 봄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그렇지만 여성 벤처기업인들은 홀로 차가운 방에 들어 앉아 있다고 자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이 이끄는 벤처기업 수는 1723개로 전체 벤처업체 수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 상장기업 CEO 1227명 가운데 여성은 단 13명뿐이다. B사 대표는 "1999년 설립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 이후 여성 벤처업계를 대표할 만한 스타 벤처기업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젊고 똑똑한 여성들이 창업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연초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에 취임한 최정숙 포커스컴퍼니 대표도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성비율이 40%를 넘어설 정도로 여풍(女風)이 거센데 벤처업계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의 활약이 미약한 건 문제"라며 "이제 여성 벤처업계에도 김연아 선수 같은 뛰어난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여성 벤처기업인의 활동이 저조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네트워크가 약하다','이공대 출신이 적다','사회적 편견이 강하다','여성은 모험보다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이유가 쏟아져 나온다. 이유야 어쨌든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제규모를 키우기가 어렵다. 이정섭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일수록 여성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성 기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은지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