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전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어 향후 증권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되지만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도 예상되고 있어 그 결과에 시장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이날 국내 최저 수수료가 적용된 은행연계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 '크레온'(CREON)을 출시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2008년 은행연계계좌의 온라인거래 수수료율을 0.015%로 낮추는 '피가로' 서비스를 출시하며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을 점화시켰고, 초기에 방관하던 증권사들도 결국 수수료 인하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의 수수료는 '알뜰한 수수료'와 '스마트 수수료' 등 2가지며, `알뜰한 수수료`의 경우 국내 최저인 0.011%다. `스마트수수료`는 수수료율 0.0088%에 월1만5000원의 기본금이 부과된다.

현재까지는 키움증권과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0.015%로 최저가 온라인거래 수수료를 유지해 왔고, 이번 대신증권의 파격 인하로 또다시 한판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크레온'은 은행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초저가의 수수료를 이용해 주식, 선물·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모든 온라인 증권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상원 대신증권 CIC사업전략팀장은 "크레온 서비스는 초저가의 수수료 혜택을 원하는 온라인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개발하게 됐다"면서 "향후 온라인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투자자 교육에도 힘써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단 키움증권 등은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제살 깎아먹기'로, 이번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최근 자문형 랩 어카운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이 지난 14일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0.90%대로 내린 데 이어 17일에는 SK증권이 연 2% 수준이었던 수수료를 0.99%로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수료 인하 전쟁이 시장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을 이미 선점한 증권사들의 벽이 워낙 강고해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수료 인하 경쟁의 근본적인 배경은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라며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대신증권의 경우도 9%대였던 2000년 브로커리지 약정 점유율이 최근 3%대까지 떨어지면서 강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나 키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이미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0.015%까지 낮춰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어서 곧바로 점유율 상승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반면 수수료를 낮춘데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고 이를 회복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