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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대 전경련 회장에 허창수] 범 LG家서 재계 수장…전경련 위상 회복ㆍ화합 이끌 '최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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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년만에 10대 그룹 오너 회장
    정부-재계 갈등 해결 과제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에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을 추대키로 한 것은 4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회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가운데 최적의 대안을 찾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선 전경련 내부적으로 위상 강화와 함께 향후 역할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1999년 10월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갑작스런 해외 도피로 구심점을 잃은 이후 지금까지 재계의 중심축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회장이 교체되는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많은 유력 그룹 총수들이 거론됐지만 저마다 고사했던 게 지난 10여년간의 현실이었다. 회장직을 맡을 경우 비즈니스 관점에서 큰 실익이 없는 데다 자칫 정부와의 대결 구도에 휘말리면 자체 경영에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김우중 회장 이후 김각중 경방 회장(2000.2~2003.2)-손길승 전 SK 회장(2003.2~2003.10)-강신호 동아제약 회장(2004.2~2007.3)-조석래 효성 회장(2007.3~현재)로 이어지는 역대 회장단도 기업규모나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에 비춰볼 때 대표성이 약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의 경우 재계 서열 7위 그룹을 이끌고 있고 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구본무 LG 회장 등을 제외하면 60대 오너 총수로는 비교적 연장자 그룹에 속해 현실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또 허 회장이 그동안 전경련 활동에 수동적인 자세를 보여온 범 LG가의 일원임을 감안할 때 재계의 화합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 추대는 그룹 규모나 개인 연륜 등을 감안할 때 최적의 카드"라며 "이제 재계의 총본산인 전경련이 사령탑 부재로 표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반겼다.

    허 회장 체제가 재계의 묵은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며 순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인위적 가격통제를 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와 곳곳에서 부딪히고 있는 회원사들의 반발이다.

    정부가 소비재뿐만 아니라 철강 시멘트 등의 산업재까지 가격통제를 하고 나서면서 최근 정부와 재계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갈등구도에는 GS그룹의 핵심인 에너지 사업도 편입돼 있다. 재계는 또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놓고도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전경련이 거의 맹목적으로 정부에 협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재계 내부의 비판적인 시각을 어떤 형태로 걸러낼지도 관심사다. 실제 일부 회원사들은 "전경련이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정부 눈치만 본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엔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 정치권에 격랑이 일면 전경련에도 여파가 밀어닥쳤던 것이 그간 재계의 경험이었다.

    재계는 신임 허 회장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재계를 결집시켜 산적한 현안들을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벌써부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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