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한국 조선산업이 수주잔량 기준으로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9년이었다. 2000년 일본을 추월하며 정상에 오른 지 근 10년 만이었다.

그 뒤 2년간 수주잔량뿐만 아니라 수주량 건조량 등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3대 지표에서 모두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16일 조선 ·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지난 1월 수주량은 35만6398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107만3848CGT를 기록한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주잔량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이달 1일 기준 4367만2810CGT로 전 세계 수주잔량의 31.7%를,중국은 38.3%인 5272만1117CGT를 기록했다. 한 달 전 중국과의 수주잔량 차이인 6.2%보다 0.4%포인트가 벌어진 수치다.

건조량에서도 중국에 13%포인트 이상 뒤처져 있다. 다만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은 아직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량은 3배 이상 많은 중국의 선박 수주액이 17억2600만달러로 7억1900만달러인 국내 조선업계보다 2.4배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고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했다는 얘기다.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주력해 온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중국은 저가 전략을 앞세워 중 · 소형 벌크선 등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어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