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도 反정부 시위…42년 집권 카다피 체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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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도시 벵가지에 수백명 모여
돌·화염병 무장…경찰과 충돌
'재스민혁명' 후 리비아선 처음
이란정부 "시위자 처형" 초강경…SNSㆍ위성뉴스채널 송신 차단
18일 시위 예고…유혈충돌 우려
돌·화염병 무장…경찰과 충돌
'재스민혁명' 후 리비아선 처음
이란정부 "시위자 처형" 초강경…SNSㆍ위성뉴스채널 송신 차단
18일 시위 예고…유혈충돌 우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도미노식 민주화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리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가 16일 전했다.
현지 웹사이트인 '리비아 알 윰'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15일 밤 수백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다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경찰 및 카다피 지지자들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인권변호사 석방 요구로 시작
올해 초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권력이 무너진 이후 리비아에서 처음 일어난 이번 시위는 2006년 이슬람주의자 집회 때 숨진 14명의 유족이 벵가지 경찰서 앞에서 인권변호사인 페티 타르벨을 풀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온라인 뉴스포털 알 마나라가 전했다.
타르벨 변호사는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이들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으며,경찰관 10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다쳤다고 현지 민간 신문인 쿠리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리비아 관영 매체들은 이번 시위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은 채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지에서 벌어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 시위 소식만 전했다.
벵가지의 한 주민은 "500~600명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며 "그들은 '혁명위원회(지방 정부)' 청사로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으나 현재는 소요가 진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리비아에서는 1969년 9월 무혈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으며,그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은 2인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란 "야당 지도자 처형"까지 거론
이란 정부는 16일 반정부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여당 의원들은 시위 지도부에 대한 처형까지 거론했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이 자국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위 발생 다음 날인 15일 국영TV 인터뷰에서 "이란은 최고를 지향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내외부에 적들이 분명히 있다"며 "그러나 정부에 불만이 있는 이들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란 여당 국회의원들은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전날 시위를 주도한 야당 지도자들을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형수 11명 중 2명의 형을 지난달 말 집행했다. 로이터통신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이란 정부가 나머지 9명에 대한 처형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전날 페이스북 등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차단했다. 야권 관련 웹사이트도 접속할 수 없도록 했고,위성뉴스 방송채널의 송신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이란혁명 32주년을 기념해 18일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4일 시위 도중 사망한 2명의 장례식이 16일에 치러지면서 대규모 유혈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낸 반정부 시위가 이란에서는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와 호스니 무바라크가 각각 23년과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펼쳤던 튀니지,이집트와 달리 이란은 헌법에 대통령 5년 중임제를 명시하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5명의 대통령이 교체됐다"며 "(반정부 시위로) 아마디네자드가 물러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당초 이란의 민주화 운동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다가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등 이집트 때에 이어 이란 상황에서도 또 한번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 미 정부는 인터넷 등을 통해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돕기 위해 3000만달러 지원 계획도 함께 세웠다.
강경민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현지 웹사이트인 '리비아 알 윰'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15일 밤 수백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다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경찰 및 카다피 지지자들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인권변호사 석방 요구로 시작
올해 초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권력이 무너진 이후 리비아에서 처음 일어난 이번 시위는 2006년 이슬람주의자 집회 때 숨진 14명의 유족이 벵가지 경찰서 앞에서 인권변호사인 페티 타르벨을 풀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온라인 뉴스포털 알 마나라가 전했다.
타르벨 변호사는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이들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으며,경찰관 10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다쳤다고 현지 민간 신문인 쿠리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리비아 관영 매체들은 이번 시위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은 채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지에서 벌어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 시위 소식만 전했다.
벵가지의 한 주민은 "500~600명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며 "그들은 '혁명위원회(지방 정부)' 청사로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으나 현재는 소요가 진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리비아에서는 1969년 9월 무혈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으며,그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은 2인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란 "야당 지도자 처형"까지 거론
이란 정부는 16일 반정부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여당 의원들은 시위 지도부에 대한 처형까지 거론했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이 자국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위 발생 다음 날인 15일 국영TV 인터뷰에서 "이란은 최고를 지향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내외부에 적들이 분명히 있다"며 "그러나 정부에 불만이 있는 이들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란 여당 국회의원들은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전날 시위를 주도한 야당 지도자들을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형수 11명 중 2명의 형을 지난달 말 집행했다. 로이터통신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됨에 따라) 이란 정부가 나머지 9명에 대한 처형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전날 페이스북 등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차단했다. 야권 관련 웹사이트도 접속할 수 없도록 했고,위성뉴스 방송채널의 송신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이란혁명 32주년을 기념해 18일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4일 시위 도중 사망한 2명의 장례식이 16일에 치러지면서 대규모 유혈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낸 반정부 시위가 이란에서는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와 호스니 무바라크가 각각 23년과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펼쳤던 튀니지,이집트와 달리 이란은 헌법에 대통령 5년 중임제를 명시하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5명의 대통령이 교체됐다"며 "(반정부 시위로) 아마디네자드가 물러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당초 이란의 민주화 운동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다가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등 이집트 때에 이어 이란 상황에서도 또 한번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 미 정부는 인터넷 등을 통해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돕기 위해 3000만달러 지원 계획도 함께 세웠다.
강경민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