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 브랜드 PRGR(프로기어)의 지난달 맞춤 샤프트 클럽 판매 수량이 예상치(30개)보다 훨씬 많은 100개에 달했다. 소비자가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의 헤드에 맞는 샤프트를 정한 뒤 해당 샤프트를 장착해주는 '맞춤 샤프트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고객이 원하는 샤프트로 바꾼 iD435 드라이버 가격은 95만원으로 범용 드라이버(80만원)보다는 15만원 높다. 하지만 일반 피팅숍에서 샤프트만 추가로 구매 · 장착하면 40만~50만원이 더 든다. 박성준 PRGR 마케팅 팀장은 "골퍼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맞춤 샤프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똑똑해진 골퍼들이 신제품 클럽을 사면서 샤프트를 직접 고르고 있다. 프리미엄 샤프트에 대한 기대감,좋아하는 선수가 사용하는 샤프트에 대한 동경,샤프트 브랜드의 마케팅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PRGR을 비롯해 핑골프 타이틀리스트 투어스테이지 MFS맞춤골프 등 주요 골프 브랜드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샤프트를 장착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골퍼들이 클럽 메이커가 정한 샤프트를 장착한 범용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원하는 샤프트를 맞춤으로 제작해 주는 것으로 브랜드별로 '커스텀(custom) 클럽','스페셜 샤프트' 등으로 불리고 있다.

드라이버는 물론 아이언까지 샤프트를 교체해주는 핑골프도 지난달 맞춤 샤프트 구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주요 모델인 i15와 G15의 드라이버에는 각각 2개의 샤프트가 장착되지만 대리점에 추가로 끼울 수 있는 스페셜 샤프트 리스트를 비치해두고 있다. 그라파이트는 국산 브랜드인 MFS를 비롯해 알디라 UST 등 미국 브랜드와 미쓰비시레이온 후지쿠라 그라파이트디자인 등이 관심이 높다. 프리미엄 샤프트는 고급 카본 섬유 원단을 사용,샤프트의 탄성이나 견고함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우원희 핑골프 팀장은 "자신의 몸에 맞는 샤프트를 미리 알고 주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타이틀리스트도 오는 3월부터 국내에서 드라이버 등에 대한 맞춤 샤프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수도권 10군데의 연습장을 다니면서 소비자들에게 맞는 샤프트를 찾아주는 차량(퍼포먼스밴)을 선보이고 4월 말 경기도 분당에 퍼포먼스센터도 연다. 김영국 타이틀리스트 사장은 "70여 가지의 샤프트와 측정 장비를 갖추고 고객에게 맞는 샤프트를 찾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어스테이지는 2006년 클럽피팅시스템(골퍼스독)을 도입한 뒤 클럽 맞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서춘식 투어스테이지 대리는 "샤프트도 사용자가 선호하는 사양과 쓸 수 있는 사양의 절충이 필요하다"며 "헤드스피드 탄도 무게 타구감 등을 고려해 클럽의 밸런스가 유지되는 샤프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