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30대 中여간첩 섹스.금전유혹 중점수사"

반세기 만에 최고위 중국 간첩으로 지난달 말 구속된 대만 현역 소장 뤄셴저(羅賢哲.51)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은 중국이 해외에 파견한 미모의 30대 여자 간첩에 포섭돼 섹스와 돈으로 유혹당한 후 극비 정보들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왕밍워(王明我) 총정치작전국장 대행은 뤄셴저 소장이 태국에서 무관으로 근무 중 중국 미인계에 넘어갔느냐는 질문에 "섹스 유혹, 금전 유혹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중점 수사하는 대상이다"고 10일 밝혔다.

미모와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진 이 여간첩은 무역업자로 위장, 수시로 태국, 중국 대륙, 미국 사이를 넘나들며 뤄 소장에게 섹스와 금전 공세를 펼쳤다고 수사 소식통들이 밝혔다.

30세 정도로 보이는 이 여간첩은 중국 국적에 호주 여권을 소유했으며 뤄 소장이 넘겨주는 정보마다 미화 10만달러(한화 약 1억1천만원)에서 20만달러 사이의 정보비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뤄 소장이 받은 뇌물은 백만달러(한화 약 11억원)를 넘을 것이라고 수사 소식통들은 말했다.

뤄는 무관 근무 후 2005년 대만으로 귀국한 뒤에도 인터넷을 통해 이 여간첩과 연락하면서 미국에서 계속 만나 여러 차례 극비 정보들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서는 뇌물을 뤄의 미국내 가명 계좌로 입금했으며 이중 일부 돈은 뤄가 미국 출장 길에 인출해 대만으로 반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 여성이 중국 간첩이라고 판단하고 미국에서 미행해 뤄와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으며 뤄는 최근 대만에서 진행된 수사 과정에서 이 여간첩과의 관계를 부인하다가 FBI가 찍은 사진을 내밀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간첩은 또 중국 태국대사관 1등 비서로 위장한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연락부 소속 린이순(林義舜) 소장과 뤄셴저가 접선하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린 소장은 푸젠(福建)성 출신으로 대만 사정을 잘 알고 대만 측 무관과 기업인들을 포섭했으며 뤄 소장과 오래 기간 접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소속 연락부는 적에 대해 공작을 하는 '적공부'(敵工部)로 이전엔 불렸으며 대만에 대한 간첩 활동과 간첩 침투 방지 활동을 담당하고 대만 정보에 매우 정통해 공산당이 극도로 중시하고 있다.

뤄 소장의 고향인 대만 타이둥(臺東)현 관산(關山)진 주민들은 10일 뤄 소장이 중국이 꾸민 계략에 빠져 부득이하게 나쁜 짓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누리꾼들이 뤄 소장을 '민족영웅', '의사' 등으로 호칭하며 "돈보다 더 숭고한 가치를 위해 행동했다", "중국의 통일 대업을 위해 노력했다"는 등으로 미화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