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레이디스'가 국내 백화점 여성 캐주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LG패션이 2005년 새로 출시한 '헤지스'는 후발주자로 그동안 제일모직의 '빈폴레이디스',랄프로렌코리아의 '랄프로렌',SK네트웍스의 '타미힐피거여성'에 이어 줄곧 매출 4위권에 머물렀다. 작년엔 3위로 올라섰으며,올 들어서는 주요 매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스레이디스 매출은 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신세계 인천점,갤러리아 타임월드점에서 각각 월 매출 15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 백화점 15개 매장에서 타미힐피거여성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올 들어서는 1월 한 달 동안 신세계 본점 · 인천점,롯데 잠실점,현대 목동점 등 주요 백화점 10여개 매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0% 급증하며 1위로 올라섰다. 헤지스레이디가 1위를 차지한 매장의 시장 점유율은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본점의 여성 캐주얼시장 점유율은 헤지스레이디스 42.1%,빈폴레이디스 27.4%,타미힐피거여성 21.8%,랄프로렌 9% 순이었다.

헤지스레이디스의 매출이 급증한 것은 가을 · 겨울 시즌 매출을 좌우하는 코트 · 재킷 등 아우터류와 스웨터류 물량을 집중 판매해 빈폴과 랄프로렌을 따라잡았다는 게 백화점업계의 분석이다.

한 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까지 두산의류BG에서 운영하던 랄프로렌이 올해 직상륙하면서 잦은 세일 등 과도기를 겪는 사이 헤지스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랄프로렌 매출이 주춤하는 사이 헤지스레이디스는 강추위를 예상하고 겨울 제품 물량을 대량 확보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제품 스타일 수를 경쟁 브랜드보다 다양하게 늘린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단품만 구입하기보다 아우터와 함께 코디해 입을 수 있는 바지 스커트 등을 함께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해 1인당 매출을 높인 것이다.

김상균 LG패션 헤지스사업부 상무는 "트렌드,소비자 반응에 따라 물량을 빠르게 확보해 이를 공격적으로 판매,서울과 수도권 등 핵심 매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빈폴레이디스와 랄프로렌의 전국 매장 수가 월등히 많아 전체 매출에서 뒤지지만 올해 신규 입점 매장 수를 늘리고,제품력을 강화해 선두권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헤지스레이디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