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수수료 인하 전쟁] '통큰 랩' 등장, 랩 시장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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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현대증권까지 자문형랩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러시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자문형랩 수수료를 연 3.0%에서 1.90%로 내린데 이어, 현대증권도 수수료를 기존 3.0~1.5%에서 1.5~1.0%로 최대 50%까지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자문형랩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후발주자들이 수수료 인하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문형 랩 시장 규모 1위인 삼성증권의 자문형랩 잔액이 1월 말 기준으로 2조8000억원 수준이며, 우리투자증권(1조원), 한국투자증권(9500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8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4위에 그치고 있으며, 현대증권의 자문형랩 잔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그 동안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문형랩으로 이동하면서 증권사들도 자문형랩 시장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해부터 자금 순유출이 지속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2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자문형랩 시장은 작년 초 5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7조원 이상으로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주가 추이도 펀드의 부진과 자문형랩의 약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증권은 작년 11월말부터 지난 9일까지 약 두달 동안 36.15% 올랐으나, 미래에셋증권은 오히려 7.3% 떨어졌다.
◆ 대형사 움직임이 관건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에 이어 다른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러시도 전망되고 있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가격 경쟁으로 가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추가적으로 일부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증권 등 선두업체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서지 않는 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 대형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의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문형랩 고액자산가를 많이 확보한 선두업체들이 인하에 동참하지 않는 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아직까지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월말 기준 삼성증권 자문형랩의 70% 이상 고객이 2%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어 고객이 느끼는 체감 정도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사후관리에서 고객의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작년에는 자문형랩 시장이 커지면서 많이 판매하는 게 중요했지만, 올해에는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수수료를 인하해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액자산가들 수수료보다 서비스에 관심
일대일 맞춤관리를 해야 하는 자문형랩 상품의 특성상 수수료 인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승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에 몇억원씩을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은 수수료를 더 주고서라도 좋은 서비스 받으려고 하지, 소액 수수료 차이 때문에 이동하지는 않는 고객군"이라며 "수수료 인하로 가져갈 수 있는 고객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균 연구원도 "은행 창구 등을 통해 단순히 판매만 하던 펀드와 다르게 자문형랩은 일대일 계약 상품"이라며 "인프라에 대한 비용을 감안한다면 수수료 인하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
10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자문형랩 수수료를 연 3.0%에서 1.90%로 내린데 이어, 현대증권도 수수료를 기존 3.0~1.5%에서 1.5~1.0%로 최대 50%까지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자문형랩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후발주자들이 수수료 인하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문형 랩 시장 규모 1위인 삼성증권의 자문형랩 잔액이 1월 말 기준으로 2조8000억원 수준이며, 우리투자증권(1조원), 한국투자증권(9500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8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4위에 그치고 있으며, 현대증권의 자문형랩 잔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그 동안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문형랩으로 이동하면서 증권사들도 자문형랩 시장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해부터 자금 순유출이 지속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2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자문형랩 시장은 작년 초 5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7조원 이상으로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주가 추이도 펀드의 부진과 자문형랩의 약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증권은 작년 11월말부터 지난 9일까지 약 두달 동안 36.15% 올랐으나, 미래에셋증권은 오히려 7.3% 떨어졌다.
◆ 대형사 움직임이 관건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에 이어 다른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러시도 전망되고 있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가격 경쟁으로 가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추가적으로 일부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증권 등 선두업체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서지 않는 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 대형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의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문형랩 고액자산가를 많이 확보한 선두업체들이 인하에 동참하지 않는 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아직까지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월말 기준 삼성증권 자문형랩의 70% 이상 고객이 2%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어 고객이 느끼는 체감 정도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판매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사후관리에서 고객의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작년에는 자문형랩 시장이 커지면서 많이 판매하는 게 중요했지만, 올해에는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수수료를 인하해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액자산가들 수수료보다 서비스에 관심
일대일 맞춤관리를 해야 하는 자문형랩 상품의 특성상 수수료 인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승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문형랩에 몇억원씩을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은 수수료를 더 주고서라도 좋은 서비스 받으려고 하지, 소액 수수료 차이 때문에 이동하지는 않는 고객군"이라며 "수수료 인하로 가져갈 수 있는 고객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균 연구원도 "은행 창구 등을 통해 단순히 판매만 하던 펀드와 다르게 자문형랩은 일대일 계약 상품"이라며 "인프라에 대한 비용을 감안한다면 수수료 인하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